“완주하겠다” 바이든 으름장에 침묵 모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내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대선 완주 의지를 분명히 밝힌 데다,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뚜렷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현실 때문으로 보인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민주당 상·하원의원들은 이날 각각 회의를 갖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유지 문제를 논의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민주당 전국위 빌딩에서 비공개로 전체 의원총회를 진행했는데, 회의 내에서 발언 내용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와 애플워치 반입도 금지됐다.
이날 회의에서 상당수 의원들이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대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후보를 추대하려는 집단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WSJ는 “의원들은 합의 없이 떠났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치 상황은 명확한 해결책 없이 그대로 남겨졌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인 피트 아길라(캘리포니아) 코커스 의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우리의 후보이고,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장의 분위기는 진지하면서도 침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의원들은 회의장 앞에 서서 동료들에게 다른 후보가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트럼프와의 TV토론은 “나쁜 밤”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론을 주장했던 의원이 입장을 뒤집기도 했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 간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자신이 완주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그것은 나의 방향을 결정했다. 우리는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213명의 하원의원 중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한 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뚜렷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오찬 회의에 앞서 마이클 베넷 상원의원은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민주당원으로서 우리가 열린 토론을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와 관련해서 전체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그는 다만 기자들과 만나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전날 밤 “나는 TV토론 다음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내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백악관 브리핑 도중 대변인과 취재진이 충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관련 질문에 대변인이 명확한 답변을 피하면서다.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는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토대로 파킨슨병 전문가인 케빈 캐너드의 백악관 방문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앞서 NYT는 백악관의 공식 방문자 기록을 근거로 운동장애를 전문으로 하는 월터 리드 군의료센터의 신경과 의사 캐너드가 8개월간 8차례 백악관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장-피에르 대변인은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를 거론하며, 캐너드의 이름조차 언급하길 거부하며 그의 백악관 방문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백악관이 대통령 주치의 명의로 발표했던 성명에서 캐너드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그의 방문 사실을 공표한 터라 이러한 답변은 기자단의 반발을 불렀다.
특히 CBS의 백악관 출입기자 에드 오키프가 “당신은 아주 기본적이고 직접적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장-피에르 대변인은 “그(바이든 대통령)는 신경과 의사를 세 번 만났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게 제가 여러분에게 전하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오키프 기자는 “아니 그렇지 않다”라고 하자, 장-피에르 대변인은 “아니, 그렇다”고 받아치며 물러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