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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민주주의’·트럼프는 ‘고물가’…첫 TV토론 공략 포인트

미국뉴스 | 정치 | 2024-06-23 09:52:06

바이든,트럼프,첫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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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민은 현직 바이든이 수세…트럼프 약점은 사법 리스크

불안정한 국제정세 논하면서 대북 정책 입장차 드러낼지 주목

바이든은 고령 논란·트럼프는 불안정한 이미지 극복이 관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TV 토론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두 후보는 이번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왜 자신에게 표를 줘야 하는지 확실하게 인식시키는 한편,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설득할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어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TV 토론은 동부시간 기준 오는 27일 오후 9시 CNN 주최로 90분가량 진행된다.

 

토론에서 두 후보는 미국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인 불법 이민과 경제는 물론이며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비롯한 정책 현안, 고령 논란과 사법 리스크 등 각 자의 장단점을 놓고 양보없는 '백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민자의 나라" vs "범죄자가 마구 넘어와"

미국 남부 국경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단골 메뉴로 이번 토론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국경 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로 꼽고 있으며 미국인 다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세계 곳곳의 죄수와 마약범, 정신병자와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부 불법 이민자의 범죄를 전부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국경을 안전하게 하는 데 필요한 예산 처리를 협조하지 않았고, 그 배후에는 이민문제를 쟁점화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로서 난민 보호와 합법적인 이민은 계속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인플레이션에 가려진 '바이드노믹스' 

 

지난 1992년 대선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말이 계속 들릴 정도로 경제문제는 이번 선거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국경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도 바이든 대통령이 수세적인 처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법, 인플레이션감축법, 반도체법 등 대표 입법 성과를 내세우며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가 미국의 독보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고 주장하지만, 유권자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경제가 나았다는 의견이 더 많은데 이는 바이든 임기 내내 계속된 고물가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고물가를 지적하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은 세제 문제를 두고도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를 공약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관세가 물가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미국의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 문제를 놓고는 두 후보 모두 강경책을 내세우는 가운데 누가 더 강력하게 중국을 견제할지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범죄자" vs "정치 탄압"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최대 위협이며 대통령을 다시 하기에 너무 위험하고 불안정한 인물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임기 첫날 독재'와 '내가 지면 피바다' 등 논란이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시청자에게 거듭 상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뒤집기 시도, 국가기밀 유출 및 불법보관,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등 총 4가지 사안으로 형사 기소된 점도 주요 공격 소재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이 중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런 공세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떻게 방어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패배가 조작됐다는 '대선 사기' 주장을 반복하고 있으며, 형사 기소는 "정치 탄압이자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해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가 총기를 불법으로 소유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으로 반격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바이든 대통령 본인의 문제가 아닌 데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에 비해 그 죄가 가볍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이를 공격의 소재로 삼을지 고민스럴 것으로 짐작된다.

◇ "동맹과 국제질서 유지" vs "미국 우선주의"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에서 외교가 유권자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국제 정세가 워낙 불안정해 토론 의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 확실시된다.

기본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동맹과 힘을 합쳐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돕는 데 돈을 쓰기보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해서 챙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견해 차이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문제를 두고 두드러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미국도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에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요청한 추가 안보 지원 예산을 처리하지 말라고 압박하기까지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와 한국 등 동맹이 미국에 충분한 방위비를 먼저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등으로 세계가 불안정해진 책임을 바이든 대통령의 나약한 리더십 탓으로 돌리고 있다.

외교 정책을 논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이다.

이번 대선에서 북한이 두 후보 간 쟁점으로 부상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 관계 복원 때문에 미국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권위주의 세력의 '반미(反美) 규합'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유세에서 자신의 재임 기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해왔다.

◇ 오십보백보 '고령 리스크'…누가 덜 늙어 보이나

TV 토론은 내용보다 화면에 비치는 이미지가 중요한 경우가 많은데 두 후보의 고령 논란이 되는 이번 대선에서는 더욱더 그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81)과 트럼프 전 대통령(78)은 서로 더 활력 있고, 정력적인 모습을 연출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신체 건강을 걱정하는 유권자가 더 많다는 점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전략가인 브라이언 바틀릿은 CNN에 "트럼프는 자신을 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상황을 장악한 후보이자 알파(우두머리)로 내세우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그런 점을 강조하는데 바이든이 그날 밤 토론을 잘하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흥분해서 횡설수설하며 지도자가 되기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도록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전직 참모는 트럼프가 90분간 절제된 모습을 보이고 메시지에 집중하면 그동안 바이든 측이 그에 대해 비판해왔던 게 과장이나 정치 공작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NBC 뉴스에 말했다.

이밖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선의 또 다른 중대 이슈로 예상되는 낙태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 보호를 공약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는 각 주(州)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모호한 입장으로 논란을 피해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정책을 비판하며 원유와 가스 채굴 확대, 전기차 보급 촉진 정책 폐지를 주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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