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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 에이전트 대처 능력에 따라 성패 갈려

미국뉴스 | 부동산 | 2024-01-05 17:31:23

주택 거래, 에이전트 대처 능력에 따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부동산 에이전트의 업무라고 하면 고객의 집을 사고파는 일을 돕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좋은 매물을 찾아 고객에서 소개하는 것이 물론 중요한 업무 중 하나지만 에이전트가 담당해야 하는 업무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부동산 매매는 물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해결사’ 역할까지 담당해야 유능한 에이전트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 리얼터 매거진이 부동산 에이전트들로부터 하마터면 무산될 뻔했던 주택 거래를 성공으로 이끈 사례를 들어봤다.

       

이혼 부부 고객은 한쪽에 치우치면 안 돼

낮은 감정가는 2차 감정 요청 등 대응해야

 

◇ 마감 이틀 전 HOA 날벼락 통보

부동산 에이전트 클라우스 곤치가 담당한 주택 거래는 별 탈 없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었다. 플로리다주 웨스턴에 위치한 고객의 주택은 ‘주택 소유주 협회’(HOA)가 운영되는 단지 내 주택으로 바이어가 제시한 오퍼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그녀의 고객인 셀러는 홈 인스펙션에서 발견된 결함에 대해 수리비 명목으로 크레딧을 제공하기로 이미 합의했고 감정가도 문제없이 나왔다. 셀러, 바이어, 양측 에이전트 모두 에스크로 마감일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에스크로 마감 이틀 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소식이 전해졌다. 셀러와 바이어는 에스크로를 40일 이내에 마감하기로 합의했는데 38일째 되는 날 HOA 측에서 셀러가 HOA 규정 5가지를 위반했다고 통보한 것이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이틀 안에 위반한 규정 5가지를 모두 해결해야 에스크로를 정상적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 셀러가 위반한 규정은 주택 전면 일부 페인트 수정 작업과 외벽 고압 물청소 등 심각한 위반 사항은 아니었다. 

이 집은 투자용 주택으로 그동안 세입자가 거주했기 때문에 셀러가 위반 사항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이유야 어찌됐던 시간이 촉박했다. 곤치 에이전트는 서둘러 수리업자 3곳에 연락해 가장 빨리 나올 수 있는 업체를 불렀다. 그리고 동료 에이전트 등 이곳저곳에 수소문해 다른 수리 업체도 의뢰했다. 

그렇게 해서 위반 사항 3가지를 수리하는 데 성공했는데 나머지 2가지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곤치 에이전트는 HOA 담당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에스크로를 마감한 뒤 30일 이내에 수리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곤치 에이전트는 “대개 HOA는 15~20일 정도의 여유를 주는데 이번 경우는 조금 달랐다”라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 이혼 부부 돕는 일 ‘지뢰밭’ 

에이전트에게 이혼 절차를 밟는 부부의 집을 파는 일만큼 힘든 일은 없다. 주택 거래 내내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마치 지뢰가 폭발하듯 발생하기 때문이다. 펜실베니아주 도일스타운에 있는 부동산 업체 롱&포스터 소속 데니스 서플리에게 이혼 절차 중인 부부가 집을 팔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일반 거래에 비해 실패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서플리 에이전트는 최선을 다해 부부를 돕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문제는 홈 인스펙션 이후에 발생했다. 인스펙션 결과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됐고 바이어 측의 수리 요구 사항이 많았던 것. 남편은 바이어가 요구하는 수리 사항을 모두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부인은 하루라도 빨리 집을 팔기를 원했다. 

부부가 이혼 절차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여서 양측의 감정 대립이 사사건건 일어났다. 서플리 에이전트는 부부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매우 조심했다. 결국 일부 수리 요구만 들어주기로 부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는데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집을 판 돈을 어떤 방식으로 지급하는지를 놓고 부부가 다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서플리 에이전트는 하는 수 없이 회사 내 법률 자문팀에 의뢰해 부부 공동명의로 체크를 발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부부를 다시 설득했다. 

주택 거래가 막바지로 향할수록 부부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 갔다. 마지막 관문은 부부가 에스크로 마감 서류에 서명하는 일이었다. 부부가 셀러인 경우 부부 모두 한 사무실에 모여 함께 서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들 부부는 서로 얼굴을 보는 일을 꺼렸다. 결국 한 사람씩 서로 다른 시간에 에스크로 사무실을 찾아 마감 서류에 서명하고 공증하는 절차를 거쳤고 일부 서류는 위임장을 받은 서플리 에이전트가 서명하는 방식을 가까스로 거래를 마쳤다.    

◇ 낮은 감정가 적극적 대응이 최우선

주택 감정가가 낮게 나와 거래가 깨지는 경우는 흔하다. 감정가가 낮게 나온 경우 에이전트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거래가 그대로 취소되기도 하고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그런데 알레한드로 프랭키 에이전트가 경험한 거래는 조금 달랐다. 그는 지난 17년간 감정가가 낮게 나오는 경우를 수없이 경험했지만 이번 거래의 감정가는 계약가격보다 무려 3만 9,000달러 낮게 나온 것이다. 

프랭키 에이전트는 놀랄 여유도 없이 감정가 보고서를 샅샅이 훑어보고 몇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프랭키 에이전트가 담당한 주택에는 약 900평방피트짜리 뒷마당이 있는데 이 뒷마당에 대한 가치가 감정가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주택이 위치한 필라델피아 인근 피시타운에 900평방피트짜리 뒷마당은 상당히 넓은 편에 속하고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 그 가치도 크게 올랐다. 

프랭키 에이전트는 감정을 담당한 감정사에게 직접 연락해 따져볼 수 있었지만 다른 방법을 택했다. 바이어측 대출 은행에 2차 감정을 요청한 것이다. 대출 은행은 2차 감정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지만 감정 결과에 상관없이 2차 감정가를 대출 심사에 채택하겠다고 엄포했다. 프랭키 에이전트로서는 도박이나 다름없는 시도였다. 

프랭키 에이전트는 2차 감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인근 비교 대상이 될 만한 매물을 샅샅이 뒤져 관련 자료를 감정사에게 전달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2차 감정 결과는 계약가보다 약 3,000달러 높게 나왔고 바이어, 셀러 양측 모두 만족스럽게 거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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