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결정 배경과 여파
연방준비제도(FRB·연준)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인 이번 결정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종료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동결 소식에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까지 나오면서 뉴욕 증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환호했다. 그러나 3번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2001년 이후 최고치를 찍고 있는 현 수준의 고금리 상황은 각종 대출로 부채를 안고 있는 빌린 자들에게는 이자 부담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금리인상 멈췄다 ‘신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동결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사실상 금리 인상을 멈췄다는 신호를 줬다. 연준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진전이 있었다는 점과 둔화된 경제활동에도 실업률이 약화되지 않는 점을 꼽았다.
이제 관심은 내년 기준금리 운영 기조로 쏠리고 있다. FOMC는 새로 업데이트한 점도표(금리 전망표)를 통해서 내년 금리를 0.25%씩 3차례 인하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1%포인트씩 4차례 인하보다는 덜 하지만 8월 점도표에서 예상됐던 0.5%포인트씩 2차례 인하보다는 공격적이다.
하지만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파월 의장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진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기는 이르다”고 말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기준금리 동결에 증시 환호
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 지수는 이날 512.30포인트(1.4%) 오른 3만7,090.24로 장을 마감했다. 3만7,000을 돌파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S&P 500 지수는 63.39포인트 상승한 4,707.09로, 나스닥 지수 역시 200.57포인트 올라 1만4,733.96으로 각각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화답했다.
지난 10월 5%대를 돌파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4.0%대로 후퇴하며 하락했고,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0.3%포인트 하락해 4.4%대까지 떨어졌다.
■고금리에 가진 자와 빌린 자 희비 교차
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도 불구하고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생활 경제 전반에 금리 부담의 그늘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용카드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의 변동에 매우 민감한 부채다. 이번 달 1일 기준으로 신용카드 대출 금리는 20.72%로 지난해 7월 평균 16.16%에 비해 4.56%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동결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대출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어 가급적 대출금을 줄여 나가거나 신용카드 발급회사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차 금리는 지난 11월 기준 7.4%를 기록해 연초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3% 이상 상승했다. 중고차 금리 역시 11.6%로 올해 초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기준금리 이외에도 대출자의 크레딧 이력이나 차종, 대출 기간과 다운페이먼트 등이 금리 결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
모기지 금리는 기준금리 보다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의 경우 7일 기준으로 7.03%로 1년 전에 6.33%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다만 모기지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금리로 침체된 주택 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기존 학자금 대출자의 금리는 고정 금리여서 기준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신규 대출자는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일례로 학부생일 경우 5.5% 금리다. 1년 전 4.99%, 3년 전 3% 이하였던 것과는 차이가 크다. 대학원생의 학자금 대출 금리는 1년 전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한 7.05%로 부담이 더 커졌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