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조, 제작사측과 잠정 합의안 타결
LA 영화산업계의 전면 중단을 몰고온 할리웃 방송·영화 작가들의 파업이 5개월여 만에 노조 지도부와 사측인 제작사 단체 간 협상 급진전으로 타결됐다.
할리웃 작가 1만1,500여명이 소속된 미국작가조합(WGA)은 지난 주말 내내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 협상을 벌인 끝에 잠정적인 타결안에 합의하고, 146일간 이어진 파업을 끝내기로 했다고 LA타임스 등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합의된 타결안은 제작사들과 WGA 간 3년 기간의 단체 협약으로, WGA 소속 작가들의 임금 인상과 스트리밍 사업에 따른 수익 투명 공개 및 분배, 인공지능(AI) 도입과 관련해 작가들의 권리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 이번 잠정 합의안은 1만1,500여 명의 WGA 소속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이처럼 5개월 가까이 파업을 해온 WGA가 주요 제작사들과 잠정 합의에 도달했지만, 할리웃 제작 시스템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들에 이어 파업에 가세한 배우 노조와 제작사 간의 협상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LA타임스는 작가들의 작업 현장 복귀 시점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대본 제작에는 배우들도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이 즉시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미 많은 TV 시리즈가 취소되고 영화 촬영이 내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에 제작 활동이 파업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WGA는 지난 5월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었고, 이후 배우 약 16만명이 소속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도 지난 7월14일부터 파업을 이어왔다. WGA 지도부는 전날 잠정 합의 이후 자체적인 피켓 시위를 중단했지만, 최종 비준이 이뤄질 때까지 파업은 유효하므로 업무에 복귀해서는 안 된다고 조합원들에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시위 중인 배우들과 계속 연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도 파업 시위를 이어간 배우 노조는 성명에서 “WGA가 146일 동안 놀라운 힘과 연대를 보여준 끝에 AMPTP와 잠정 합의에 도달한 것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WGA와 AMPTP의 잠정 합의 내용을 검토하기를 기대하지만, 우리 회원들에게 필요한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들의 요구 조건이 기본급과 스트리밍 재상영 분배금 인상 등 작가들의 요구와 비슷했던 점을 고려하면 배우 노조와 제작사 간 합의 가능성도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할리웃 양대 노조와 주요 제작사 간의 이런 합의는 결국 소비자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N은 관련 기사에서 “이제 가장 큰 문제는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충분한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결국 우리 모두 어디서 어떻게 콘텐츠를 시청하든,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