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 등 해외 관광객 급감
‘해외 별장지’라고 불릴 정도로 한인과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휴양지 칸쿤을 비롯, 멕시코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한인 및 미국인 여행객의 유입이 급증했지만 올해 이들 여행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부터다. 칸쿤 여행 수요 감소 여파로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가 하락하자 칸쿤 여행의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여행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멕시코 최대 휴양지인 칸쿤으로 가는 미국 여행객들의 발길이 최근 감소하면서 칸쿤으로 가는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가 하락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방 상무부 국제무역국(ITA)에 따르면 칸쿤을 방문한 미국 여행객의 수가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6월부터 미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줄면서 항공사와 호텔은 직격탄을 맞았다. 스피릿항공사의 경우 4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칸쿤행 항공권을 완판했지만 6월엔 실적이 두자릿수나 급락했다. 럭셔리 빌라 리조트인 바이스로이 리비에라 마야의 올해 2분기 예약률은 전년에 비해 15%나 감소했다.
미국 여행객의 감소 여파로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도 하락세를 보였다. 칸쿤까지 직항 왕복 항공료는 평균 424달러로 전년 대비 10%나 떨어졌고, 호텔 숙박료도 5성급인 바이스로이 리비에라 마야 리조트의 경우 1박에 625달러로 전년에 비해 45달러나 떨어졌다.
칸쿤으로 가는 미국 여행객 수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나며 미국인들이 유럽과 일본이나 다른 카리브해 지역으로 여행지를 바꾼 탓이다. 팬데믹 당시 멕시코는 다른 나라와 달리 입국 시 백신 접종 증명서나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지 않아 미국 여행객들이 칸쿤으로 몰렸던 것이다. 결국 미국 여행객들이 칸쿤을 외면한 것은 이미 많은 여행객들이 칸쿤을 방문한 것에 따른 일종의 ‘여행지 피로감’(destination fatigue)이 작용한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최근 멕시코 화폐인 페소화가 달러 대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절상된 것도 미국 여행객들의 칸쿤 방문을 감소시킨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최근 몇 년 동안 마약과 관련된 각종 폭력 사건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멕시코 일부 지역의 살인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한 것도 여행 안전을 중시하는 미국 여행객들을 다른 여행지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미국 항공업계와 칸쿤 현지 호텔업계는 미국 여행객의 칸쿤 방문이 감소한 것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칸쿤을 방문한 미국 여행객 수가 지난 2019년에 비해 12%나 상승했다는 게 그 근거로 미국인들 사이에 칸쿤의 인기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항공업계와 현지 호텔업계는 올해 가을 시즌을 대비해 미국 여행객의 발길을 되돌려 놓기 위해 항공기 증편과 함께 호텔 숙박료 할인 행사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