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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자율 5.5%로 떨어지면 바로 집 사겠다”

미국뉴스 | 부동산 | 2023-09-22 18:30:00

모기지 이자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바이어, 셀러 모두 현재 별다른 움직임 없이 주택 시장 상황을 조용히 바라만 보고 있다. 이유는 단 한 가지인데 바로 너무 높이 오른 모기지 이자율 때문이다. 이자율이 작년 대비 약 2배나 오르는 바람에 집을 살 수도, 쉽게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택 구입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이자율이 조금만 내려가도 현재 가라앉은 주택 시장의 열기는 얼마든지 다시 달아오를 수 있다. 경제매체 CNBC는 현재 7%대를 넘어선 모기지 이자율이 5%~5.5%대로만 떨어져도 주택 매매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자율 너무 올라 사지도 팔지도 못해 

낮은 이자율 포기 못하는 주택 소유주

인내심을 갖고 이자율 변동 지켜봐야

 

◇ 더 작은 집 사도 페이먼트 늘어나

모기지 이자율은 2021년 1월 3%로 바닥을 찍은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최근 7%대까지 돌파한 이자율(30년 고정)은 현재 많은 바이어들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다. 집을 팔고 새집을 사기 위해서는 지금 내는 것보다 수백 달러나 많은 페이먼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집을 팔고 싶어도 내놓지 못하는 주택 소유주가 대부분이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니콜 바쇼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작은 집을 사도 페이먼트가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집을 내놓지 못하는 셀러가 상당수”라고 높은 이자율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셀러 상황을 설명했다. 

◇ 5.5%로 내려가면 ‘당장 사겠다’ 

하지만 이자율이 급등했다고 해서 주택 구입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이자율이 조금만 떨어지면 주택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조사됐다. 질로우의 조사에 따르면 이자율이 5% 초반으로 하락하면 집을 내놓겠다는 셀러가 지금보다 2배나 많았다. 

바이어도 비슷한 기대치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존번스 리서치앤컨설팅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주택 시장을 관망 중인 바이어 중 약 71%가 이자율이 5.5%를 넘을 경우 주택 구입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이자율이 5.5% 밑으로 떨어지면 당장에라도 주택 구입에 다시 나설 의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 ‘황금 수갑’에 묶인 주택 소유주

현재 높은 수준의 이자율이 당분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로 인해 주택 시장에서는 이른바 ‘황금 수갑 효과’(Golden Handcuff Effect)가 나타나고 있다. 황금 수갑 효과는 원래 고용주가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 소유주 상당수가 적용 받고 있는 낮은 이자율이 이와 비슷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어 주택 매물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주택 소유주는 코로나 팬데믹이 만들어 낸 초저금리의 최대 수혜자다. 팬데믹 기간 주택을 구입했거나 재융자를 실시해 3%~4%대 이자율을 보유하고 있는 주택 소유주 비율이 매우 높다. 이들은 새집을 사려면 2배가 넘는 이자율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는 낮은 이자율을 의미하는 황금 수갑에 묶인 상태다. 

시카고 대학 공공정책학과 토마스 필립슨 교수는 “매우 저렴한 이자 비용을 내고 있는 주택 소유주가 대부분인데 높은 이자 비용을 지불하며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설 가능은 낮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조사에서도 주택 보유자의 약 82%가 ‘저금리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같다며 쉽게 주택 처분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설명했다. 

◇ 낮은 이자율 절대 포기 못 해

10년 전 앨라배마주 모빌 지역에 주택을 구입한 우드 부부 역시 황금 수갑에 묶인 주택 보유자 중 한 사람이다. 올해 66세로인 남편 밥 우드는 부인과 함께 수영장이 딸린 5,000평방피트짜리 저택을 구입했다. 

15년 만기 고정 이자율로 3.125%를 받아 10년째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고 있는 부부는 테네시주에 사는 자녀와 손주 근처로 옮기기 위해 다운사이즈를 계획 중이지만 현재 보유 중인 낮은 이자율을 포기할 자신이 없다. 우드 부부는 “모기지 이자율이 4%~5%로만 떨어져도 집을 내놓고 싶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드 부부의 기대처럼 이자율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온라인 재정정보업체 뱅크레잇닷컴의 그렉 맥브라이드 수석재정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수준으로 떨어지기 전까지 모기지 이자율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우드 부부의 경우처럼 낮은 이자율을 포기하지 못해 집을 내놓지 못하는 주택 소유주가 상당수로 매물 부족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재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은 작년 대비 20%나 낮은 수준으로 이 때문에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는 중이다.    

◇ 높은 이자율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

온라인 모기지 대출업체 렌딩 트리의 제이콥 채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은 현재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다”라고 설명했다. 1978년과 1981년에도 지금처럼 모기지 이자율이 9%대에서 18%대로 두 배나 급등한 시기가 있었다. 

이자율이 갑자기 치솟자 당시에도 집을 내놓지 않고 계속 거주하는 ‘스테이 풋’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당시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하기 전인 70년대 말은 이자율이 최저 수준도 아니었고 주택 가격이 지금처럼 빠르게 오르지도 않았다.

채널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 나타났듯 주택 시장이 순환을 거듭한다면 거래가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모기지 이자율이 3%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지금처럼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낮다”라고 전망했다. 

국영모기지보증기관 프레디맥의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모기지 이자율 예측이 힘들어졌다”라며 “다만 최근 몇 년간 이자율 급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방향을 통해 모기지 이자율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가늠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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