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없다” 38% 달해
미국에서 젊은층의 성관계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놀러지와 과도한 학업 일정, 전반적으로 성장이 느린 삶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UCLA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부모와 조부모 세대에 비해 성관계 횟수와 파트너 수가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도 하나의 이유다. 그러나 팬데믹 이전부터 ‘섹스를 서두르지 않는’ 느린 삶이 성관계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UCLA는 미국 최대 규모의 캘리포니아주 건강 인터뷰 설문조사를 통해 수년 간 행동 트렌드를 추적해 왔다. 여기에는 성관계에 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2021년 조사 결과 1년 간 성 파트너가 없다고 답한 18~30세 젊은 캘리포니아 주민의 수가 10년 만에 최고치인 38%에 달했다. 2011년 1년간 성관계를 안했다는 젊은층 비율이 22%에서 16% 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10년 동안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UCLA의 2021년 설문조사에 참여한 35~50세 캘리포니아 주민들도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금욕주의가 증가한 경향을 보였으나 증가폭이 두드러지게 늘지 않았다. 실제로 같은 기간 ‘성관계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9%에서 14%의 증가폭을 보였다.
UCLA 설문조사에 따르면 18~30세의 과반수(약 52%)가 2021년에 성 파트너가 한 명이라고 답했으며 이는 2020년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성 파트너가 2명 이상이라고 답한 젊은 성인의 비율도 2011년 23%에서 2021년 10%로 감소했다.
성관계를 포기하는 젊은층의 광범위한 추세는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인의 행동양식 변화를 추적해온 시카고대 국립 여론조사 자료 분석이 이를 말해준다. 2021년 설문조사에 참여한 18~25세 Z세대 남성 10명 중 3명은 지난 1년 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답했다. 샌디에고 주립대의 심리학 교수이자 저서 ‘세대’의 데이터를 검토한 진 트웬지 박사에 따르면 Z세대 여성 4명 중 1명은 지난 1년 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웬지 박사는 데이트 앱에서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는 것만큼이나 무제한적인 만남이 가능한 시대에 Z세대는 “성적으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며 이러한 감소세가 약 20년 간 지속돼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관계가 둔화한 가장 큰 원인으로 소위 말하는 ‘성장이 느린 삶 요인’을 꼽았다. 청년들이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이전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는 것. 운전면허 취득이나 대학 진학 같은 중요한 시기를 미루고 있고 부모와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웬지 박사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교육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시대와 장소에서는 전반적으로 성장이 느려진다”며 “따라서 청소년과 젊은층에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데이트와 연애, 성적인 측면”이라고 언급했다. 팬데믹 이전 수 년간 성관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데이트가 더 까다로워졌다고 부연했다.
2020년과 2021년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접촉이 크게 줄었다. 대면 만남이 심각한 질병의 위험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젊은층은 셀폰으로 사회적 교류를 하고 앱 의존도가 더욱 심해졌다. 일반적으로 데이트 앱 시대에 성인이 된 젊은층은 술집이나 댄스 클럽에서 우연히 만나는 등 직접 만나는 사람과 관계를 시작한다는 개념이 향수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심지어 우정조차도 문자 메시지와 영상 채팅을 통해 형성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