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주·근로자들 규정 잘 몰라 혼선
“독립기념일에 일하면 오버타임을 줘야 하나요?”
부에나팍에서 김모씨가 운영하는 온라인 샤핑몰은 업체 특성상 주 7일 1년 365일 문을 연다. 50명이 넘는 직원들이 하루 8시간씩 주 5일 기준으로 일하고 있는데 근무 스케줄 상 독립기념일에도 출근해야 하는 몇몇 직원이 초과 근무수당(overtime)이나 특별 근무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해 와 고민이 많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1년 중 5~9월 사이와 11~2월 사이에 공휴일 근무시 오버타임 지급과 관련된 업주들의 문의가 쇄도한다. 5월부터는 메모리얼데이(5월 마지막주 월요일), 독립기념일(7월4일), 노동절(9월 첫째주 월요일) 등이 몰려 있고, 특히 올해는 흑인노예 해방기념일인 준틴스(6월19일)가 새로운 연방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또 11월부터는 2월까지는 베테런스 데이(11월11일)를 시작으로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주 목요일), 크리스마스(12월25일), 뉴이어스 데이(1월1일), 마틴 루터 킹스 주니어 데이(1월 셋째주 월요일), 프레지덴츠 데이(2월 셋째주 월요일) 등이 이어지는 기간이다.
그렇다면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공휴일에 일을 하면 무조건 오버타임을 줘야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버타임 지급은 공휴일 근무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독립기념일이나 노동절 등 공휴일이 다가올 때마다 업주들의 오버타임 문의가 늘어난다”면서 “오버타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이상을 근무했을 때 초과 근무시간만큼 정상근무시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것이지 공휴일 근무 자체가 오버타임의 기준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방법과 주법에는 공휴일에 근무한다고 해서 특별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는 것이다.
공휴일 근무 규정에 관한 한인 업주들의 문의도 여전히 많다. 연방 및 캘리포니아주 노동법에 따르면 공휴일 휴무 여부는 전적으로 업주의 결정에 달려 있다.
김 변호사는 “공휴일 근무가 법에 저촉된다면 맥도널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업체는 휴일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공휴일에 직원을 쉬게 하라는 연방법 규정은 연방 정부 공무원들에게 적용되는 것이지 일반 사업체의 휴무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주가 사내 규정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공휴일을 회사 휴무일로 지정했거나, 구두로 약속했다면 직원들에게 휴무를 보장해야 한다. 또 회사가 정한 휴무일에 직원이 불가피하게 근무해야 하는 경우 이에 따른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사업체 규정에 공휴일 근무시 휴무 수당을 지급한다는 예외 규정을 두지 않는 한 무조건 오버타임 임금을 지불할 의무는 없다.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 노동법 원칙을 적용하면 된다는 해석이다.
김 변호사는 “아직도 많은 업주들과 직원들이 공휴일 근무 규정이나 오버타임 지급 기준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이슈에 대해 직원이 의문을 제기할 경우 캘리포니아주 노동청 규정(www.dir.ca.gov/dlse/faq_holidays.htm)을 보여줄 것”을 조언했다.
■캘리포니아주 오버타임 계산법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일주일에 40시간 일하지 않아도 하루에 8시간 이상 일하면 오버타임으로 간주해 정규 시간당 임금의 1.5배를 지불해야 한다.
A씨는 월~화 8시간, 수요일 4시간, 목요일 8시간, 금요일 10시간을 일한다. 전체 근무시간은 38시간이지만 금요일에는 2시간 오버타임이 적용된다. 따라서 업주는 A씨에게 금요일 2시간 근무에 대해서 1.5배 오버타임을 지급해야 한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