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공화당 대선 경쟁 머스크와‘트위터 대담’통해 선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4일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해 공화당 대선 경쟁에 불이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롯한 도전자들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우리는 이끌어 나갈 용기와 승리할 힘이 필요하다”며 “나는 ‘위대한 미국의 복귀(Our Great America Comeback)’를 이끌기 위해 대선에 출마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몇 년간 공화당을 감염시킨 패배의 문화를 끝내야 한다. 과거의 진부한 교리는 활기찬 미래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는 뒤가 아닌 앞을 내다봐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박하기도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일론 머스크 트위터ㆍ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트위터 스페이스’ 대담을 통해 출마 선언을 공식화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디샌티스 지지를 선언하면서 “차기 대통령은 조금 더 분별력 있고 중도적인 성향의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44세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2012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하원의원 3선에 성공한 뒤 2018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바탕으로 주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성소수자ㆍ이민자 등을 공격하고 임신중지(낙태)를 제한하는 등 ‘문화전쟁’을 이끌면서 공화당의 젊은 피로 부상했다. 특히 지난해 주지사 선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둔 선거운동을 통해 압승하면서 대선 도전 길을 열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대선 도전 발표에서도 성소수자를 다룬 도서를 플로리다주 내 공공도서관에서 퇴출한 사업을 두고 ‘국가 표준에 부합한 큐레이션’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는 “기력이 달리는데도 깨어 있는 척하고, 폭도들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와우! 디생크터스(DeSanctus) 출마 선언은 재앙이다. 그의 전체 선거운동은 재앙이 될 것이다. 지켜보라”라고 반응했다. 디생크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붙인 ‘디생크터모니어스(DeSanctimonious)’의 줄임말이다. ‘믿음이 두터운 체하다’라는 뜻의 ‘sanctimonious’를 변형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샌티스 주지사를 공격하는 표현이다.
디샌티스 주지사 출마 선언으로 공화당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여성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기업가 비벡 라마스 등의 경쟁이 본격화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등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앞서 있어 지지율 2위 디샌티스 주지사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중 56%의 지지율을 기록, 25%에 그친 디샌티스 주지사를 압도했다.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지지 유권자 중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는 20%에 그쳤다. 펜스 전 부통령(5%), 헤일리 전 대사(4%) 등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경쟁력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무기다.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맞대결 시 47% 대 46%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바이든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 바이든 대통령은 48%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교우위를 토대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