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20명 탑승 거대 우주선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17일(현지 시간) 첫 지구궤도 비행에 나섰다.
전날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지구궤도 시험비행 예정 시간대는 오전 7시부터 150분간”이라며 “이륙 45분 전부터 생중계를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시험 발사 장소는 텍사스 보카치카 해변에 위치한 우주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다.
대형 로켓 ‘슈퍼헤비’와 최대 120명의 사람을 실을 수 있는 스타십 우주선이 결합한 스타십은 약 122m 길이의 2단 구조로 이뤄졌다. 슈퍼헤비의 추력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폴로 우주선을 발사했던 ‘새턴V’의 두 배 이상인 데다 운송 규모도 통상 유인우주선(4~6명)보다 훨씬 커 ‘역대 가장 강력한 우주선’으로 불린다. 스타십의 이번 목표는 약 2분 52초간 지상에서 이륙한 뒤 로켓과 분리돼 자체 엔진으로 궤도에 올랐다가 하와이 카우아이섬 인근 태평양으로 낙하해 총 90분간의 시험비행을 마치는 것이다. CNN은 우주선과 로켓의 성능을 각각 시험해온 스페이스X가 완전 조립체 형태의 스타십을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발사 후 슈퍼 헤비가 계획대로 분리되고 스타십이 정해진 속도로 궤도를 비행한 뒤 지구로 복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비행에 앞서 “우리는 이번 발사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시험비행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대치를 낮게 설정하고 싶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발사대에서 충분히 멀어지기만 한다면 성공으로 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이달 1일 스타십을 스타베이스로 옮기고 발사 준비를 마친 뒤 14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받으며 시험비행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스타십은 머스크 CEO가 꿈꾸는 ‘화성 개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달과 화성에 사람·화물을 보내기 위해 설계됐지만 재사용 기술을 적용해 향후 심우주 탐사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