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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새 은행 무너뜨린 ‘스마트폰’

미국뉴스 | 경제 | 2023-03-14 09:27:40

뱅크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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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20억 달러 ‘뱅크런’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자금 위기가 부상한지 이틀도 안 돼 초고속으로 파산한 배경엔 스마트폰으로 예금 인출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가능해진 시대상황이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스마트폰 뱅크런으로 비운을 맞은 SVB’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은행의 주 고객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업가들이 거래 은행의 위기 소식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대거 인출한 현상에 주목했다.

 

기사에 소개된 보험 스타트업 ‘커버리지 캣’의 설립자 맥스 조는 지난 9일 몬태나주 빅스카이에서 열린 창업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서 내려 버스에 올랐을 때 동료 창업자들이 모두 미친 듯이 스마트폰을 두드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모두 SVB 은행에서 회사 자금을 빼내려는 것이었다. 그는 “뱅크런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예금주들은 당일 금융기관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무려 420억 달러를 인출하려 시도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어 바로 다음날인 10일 오전 금융 당국이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은행들이 파생상품 등 위험 자산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파산했던 것과 달리 이번 SVB 사태는 금융기관의 핵심 자본인 보유 예금과 자산의 가치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괴리된 데 따른 것으로, 실질적으로 2008년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소식이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했고, 겁에 질린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자신의 스마트폰 뱅킹 앱을 열고 숫자를 몇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뱅크런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이뤄진 ‘디지털 뱅크런’에 40년 넘은 역사를 가진 미국 16위 규모 은행이 단 36시간도 안 돼 무너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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