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에 관해 "기약해 줄 수 없어…긴 호흡으로 편하게 기다려달라"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문화 대통령' 가수 서태지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마음가짐도 필요한 어떤 분기점에 서 있는 것 같다"고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감을 24일 밝혔다.
서태지는 이날 오후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를 잘 해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고, 또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3인조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을 결성하고 1992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록밴드 시나위에 베이시스트로 잠시 몸담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1집 타이틀곡 '난 알아요'로 가요계의 대세를 순식간에 댄스 음악으로 바꿨다. 결국 오늘날 K팝 열풍의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서태지는 "올해가 데뷔 30주년이었다"며 "그런데 너무 조용히 지나가 많이 섭섭했을 것"이라고 팬들을 달랬다.
이어 "얼마 전에 (팬들이) 예쁜 마이크를 선물해줬는데, 이 스페셜한 마이크를 올해는 사용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다음번 공연 때는 꼭 사용하도록 하겠다. 이렇게 마음들을 모아줘 너무 고맙다"고 오랜 기간 함께해 준 팬들에 감사를 표했다.
서태지는 음반 활동 기간이 아닐 때는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매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일 년에 한 번씩 SNS로 근황을 전해왔다.
서태지는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염원했던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와서 담이(서태지 딸)가 홈스쿨을 마치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것이 가장 좋은 일이었다"며 "최근 내가 방심을 했는지 뒤늦게 코로나에 걸려 후각을 완전히 상실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신보를 기다리는 팬을 향해서는 "아마 지금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는 소식은 나의 새 음반 소식일 것"이라며 "오늘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일 년 내내 고민이 많았다. 이번 성탄절에는 꼭 희망찬 이야기를 전하려 했는데, 실은 더 많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겼다"고 작업이 순탄치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태지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현재의 판단으로는 그게 한두 해로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크다"며 "좀 복합적인 상황이라 지금은 설명해주기 힘들지만 딱히 나쁜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니 괜한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저 최선을 다해 답을 찾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어떤 기약을 해줄 수가 없기에 마음이 무겁고 속상하다"며 "그래도 가끔 생존 신고는 할 테니 걱정은 말고, 당분간 잠시 내려두고 조금 긴 호흡으로 편하게 기다려주면 고마울 것"이라고 적어 공백기가 길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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