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
‘킹달러’로 불렸던 달러화 초강세가 최근 주춤한 가운데, 내년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멈출 경우 달러 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궁극적으로 1,13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스티븐 추 수석 전략가 등은 내년 아시아권 통화 전망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내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진정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필요에 따라 금리 인하까지 고려할 경우 달러 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엔화·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DXY)는 1월 중순 94.629에서 9월 말 114.778까지 급등해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최근에는 104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이는 연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4.25∼4.50%로 0.5%포인트 올릴 당시 제롬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해서 내려간다고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결이 다르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연준의 이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성장이 둔화하면 결국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베팅하는 의견이 여전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경기침체나 지정학적 위기 고조 등이 부각될 경우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세계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 달러 지수가 지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1,130∼1,350원대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원화가 세계 증시의 기술주 흐름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서울지사의 최경진 채권·통화부문 대표도 내년 원화 가치가 달러당 1,100원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우선 최근 달러화 약세 속에 주요국 통화 가운데 원화 가치 회복세가 두드러졌지만, 내년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350∼1,38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고 이때가 원화를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