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바이어 마켓 속 이자율 첫 1~2년 할인
주택 시장에 최근 들어 주택 소유주가 주택 구매자에게 일정 기간 모기지의 일부를 대신 갚아 주는 이른바 모기지 ‘바이다운’(buy-down) 옵션의 주택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급감하자 주택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주택 소유주가 자구책으로 빼든 바이다운 옵션이 비용 부담 증가라는 반작용에도 불구하고 판매 촉진을 위한 도구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주택 부동산 시장의 풍속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
바이다운 옵션은 주택을 판매하려는 소유주와 모기지 업체 등이 주택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할인 인센티브로 모기지 상환금의 일정액을 정해진 기간 동안 대신 납부해 모기지 금리 부담을 낮춰 주는 것을 말한다. 주로 20년 전에 건설업체들이 판매 촉진 목적으로 사용했던 방식이 다시 소환, 부활되면서 일반 주택 거래까지 확산되고 있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의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 중 49.5%가 주택 매매 성사를 위해 주택 구매자에게 바이다운 옵션을 제시한 사례가 6개월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분기에 공개될 예정인 이번 설문 조사는 바이다운 옵션 거래를 조사한 CAR의 첫 사례에 해당한다.
주요 지역별로 바이다운 옵션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지역의 경우 부동산 에이전트의 50%가 바이다운 옵션을 제시해 주택 판매했다고 응답했고 남가주 지역에선 46.3%의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바이다운 옵션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외 다른 지역 역시 55.6%의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바이다운 옵션을 제시해 주택 판매를 한 경험이 있다고 말해 바이다운 옵션이 가주 주택 시장에서 폭넓게 확산되면서 주택 판매 촉진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바인에 본사를 둔 모기지 업체 ‘토탈 퀄러티 렌딩’의 이반 오베론 선임 모기지 컨설턴트는 “바이다운 옵션에 대한 인기가 급등하면서 새로운 판매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과거에 판매 촉진책으로 사용됐던 바이다운 옵션이 재등장하면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다운 옵션의 재등장 배경에는 모기지 금리의 급등세가 자리잡고 있다. 불과 1달 전 7%대를 넘어섰던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금리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6% 중반대로 떨어졌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수치로 주택 구매 수요자들에게 1년 전에 비해 60% 가까이 늘어난 모기지 상환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바이다운 옵션 중 가장 보편적인 형태가 ‘2-1 바이다운’이다. 주택 구입 후 첫해에 2%, 그 다음해엔 1%의 모기지 금리가 할인된 이자를 내고 3년 차에는 원래 모기지 이자율로 환원되는 형식이다. 예컨대 7%의 모기지 이자율로 30만달러를 대출 받았다면 2-1 바이다운을 하면 첫해에는 5%의 금리가 적용되어 월 페이먼트는 1,610달러가 된다. 7%를 적용하면 월 페이먼트는 1,996달러로 매월 300달러 이상을 절약하는 셈이다.
이런 방식으로 2년차에는 6%의 이자율이, 3년차에는 다시 7%의 모기지 금리가 적용된다. 주택을 판매하려는 소유주에게는 주택 구매 수요 둔화에 주택 가격을 대폭 내리는 것보다 그 보다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주택을 빠른 시간에 처분할 수 있고 좀 더 좋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다운 옵션이 판매 촉진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