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중재 잠정합의 후 철도노조 4곳에서 부결돼
지난 9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백악관이 중재에 나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주요 철도 노조 중 일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열차 차장을 대표하는 ‘스마트(SMART) 수송 지부’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잠정합의안을 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반면 엔지니어 등이 소속된 BLET는 잠정합의안을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이 두 노조는 2020년부터 사측과 임금 문제 등을 협상해온 철도 노조 12곳 중 규모가 가장 크다. 12곳의 조합원 총 11만5,000명 중 5만7,000명이 가입돼 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5년간 임금 24% 인상과 5,000달러 보너스 지급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각 노조가 투표로 추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파업을 막으려면 12곳 모두 잠정합의안을 수용해야 하지만, 두 노조의 이날 발표로 지금까지 4곳이 중재안을 부결하고, 8곳이 가결했다.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노조들은 사측과 다시 협상하기로 했지만, 시한으로 설정한 다음 달 9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파업할 수도 있다.
반대표를 던진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이 고된 근무 일정과 삶의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유급 병가 확대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가 수년간 유급 병가 대신 급여와 장애 수당 인상을 선택해왔다며 완강한 입장이라 협상이 교착 상태라고 AP는 설명했다.
노사가 자체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연방 의회가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회는 헌법상 전국 각 주들 사이의 무역을 규제할 권한이 있기에 철도 노사 분쟁이 주 간 무역을 방해하는 수준으로 커질 경우 노사에 합의안을 강제할 수 있다.
이번에 철도 노조들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실제 파업이 일어나면 1992년 이후 최대 규모의 철도 파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 노동자 12만5,000명가량이 파업에 참여하고, 장기 노선 화물열차 하루 7,000대가 멈춰 설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내 화물운송의 거의 30%를 담당하는 철도 운행이 중단될 경우 물류 대란이 발생하면서 하루 평균 2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전미철도협회는 추산했다. 공급망 차질을 우려한 경제단체들은 의회 개입을 촉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