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억제 금리인상, 되레 경제 악순환 불러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 큰 폭의 기준금리 연속 인상 등 급격한 긴축 정책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이제는 발생 여부가 아니라 언제 닥칠지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17일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데이터를 활용해 1년 내 경기 침체 발생 확률이 100%라고 보도했다. 해당 데이터 모델은 13개의 거시경제·금융지표를 활용하는데 전반적인 수치가 악화한 결과 100%라는 숫자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다른 조사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블룸버그에 앞서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6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3%는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요인은 역시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이지만 올라간 금리는 필연적으로 이자 비용을 증가시켜 경제에 악순환을 불러온다.
지난 13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침체가 닥치면 가장 먼저 고용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률은 3.5%로 안정적이지만 곧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제시한 실업률 증가폭은 약 1% 포인트로 최대 4.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너무 순진한 전망이라는 지적이다.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타이밍은 내년 1분기 혹은 2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시장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경기 침체 시점으로 62%는 내년 1분기를, 18%는 내년 2분기를 꼽았다.
오는 11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경기침체 진입 속도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등 현재의 경제 상황이면 11월은 물론 12월에도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공산이 크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