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실물경제 옮겨붙어…환율 다시 급등… 22원 올라
폭주하는 ‘킹달러’가 세계 경제를 집어삼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의 고강도 통화정책으로 불붙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금융 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금융위기가 다시 실물경제로 옮겨붙으며 경제 성장까지 갉아먹는 양상이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 월가에서는 앞으로 6~9개월 내 세계 경제가 침체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77포인트(1.83%) 내린 2,192.0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 넘게 급락했고 코스닥지수는 670선을 밑돌며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49조3,041억 원(7일 기준)을 기록해 2020년 10월7일 이후 처음으로 50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전날 3,000선이 무너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틀 연속 3,000선을 밑돌았고 대만 자취엔지수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 주가 폭락의 여파로 장중 4% 넘게 곤두박질쳤다.
1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80원 오른 1,435.20원에 거래를 마치며 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도 145엔을 다시 돌파하며 지난달 말 당국의 시장 개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위안화 역시 달러당 7.1위안을 다시 넘어서며 약세를 이어갔다.
아시아 금융 시장이 출렁인 것은 미국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사라진 데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0일(현지 시간) C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세계 경제가 6~9개월 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추가로 20%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도 수출 부진으로 7개월 연속 무역 적자가 우려된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38억 2,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