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협회 ‘세계 전기차시장’ 보고서
전기차 수출 비중 15.8%로 2배 증가
한국의 전기차 수출 규모가 독일과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독일·영국 시장에서 한국산 전기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 이후 주요국 전기차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 수출액은 70억 달러로 독일(288억 달러), 미국(101억 달러), 중국(100억 달러)에 이어 세계 4위였다. 한국 전기차 수출액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112.2%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수출 중 전기차 비중도 지난해 15.8%에 달해 2019년(8.1%)의 2배 가까이 커졌다. 한국의 전기차 주요 수출 지역은 미국과 유럽으로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2·3위 수출국인 독일과 영국에서도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4위와 3위를 기록하는 등 순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수출액 10위 안에는 독일과 함께 스페인(5위), 벨기에(6위), 슬로바키아(7위), 체코(9위), 스웨덴(10위) 등 유럽에서만 6개국이 포진했고 일본은 46억 달러로 8위였다. 전기차 수입액은 독일이 177억 달러로 수출과 마찬가지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91억 달러), 영국(89억 달러), 프랑스(73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중국의 경우 수출액이 2019년 10억 달러로 11위였는데 지난해에는 10배로 커지며 3위로 올라섰으나 같은 기간 수입액은 35억달러에서 29억달러로 오히려 줄어 대조를 보였다. 무협은 “BYD 등 중국 자국 브랜드의 성장과 미국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 공장 가동 등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생산 본격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세계 완성차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현대차·기아는 5위였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34만 대로 미국 테슬라(105만 대), 독일 폭스바겐(71만 대), 중국 BYD(60만 대), 미국 제너럴모터스(GM)(52만 대) 다음이었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대비 226.3% 증가한 660만 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세계 전기차 교역 규모는 742억 달러에서 1887억 달러로 150% 이상 늘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총 8455만 대로 2019년보다 9.7%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김꽃별 무협 수석연구원은 “중국·독일·미국은 내수·수출·생산 등 모든 부문에서 강점을 지녔지만 한국은 내수 시장 규모가 작은 수출 중점 국가로 경쟁국 대비 경쟁력 제고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된 데다 각국에서 전기차 육성을 위한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지속적인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