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배 오른 직후 반전, 기관투자자들은 거액 챙겨
온라인상의 소문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밈 주식’으로 새롭게 부상하며 최근 관심을 모은 가정용품 리테일 체인 ‘베드·배스&비욘드’(BBBY)가 이달 들어 5배 오른 주가를 이틀 만에 절반 반납하면서 투자 위험성을 노출했다.
21일 나스닥 시장에 따르면 BBBY는 지난 19일 11.0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7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인 23.08달러를 이틀 만에 절반 이상 반납한 것이다. 같은 날 장중 최고가 30달러를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하락폭은 무려 63.2%에 달한다. 그야 말로 주가가 단 이틀 만에 폭락한 것이다.
이번 하락세 전까지 BBBY는 온라인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밈 주식’의 대표격으로 꼽히면서 높은 상승세를 기록해왔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7월 29일 종가는 5.03달러에 불과했지만 약 3주 만에 주가가 5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피해를 본 BBBY의 폭락으로 이득을 챙긴 건 큰 돈을 굴리는 기관투자자들일 것으로 분석된다. CNBC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헨이 이끄는 RC벤쳐스는 지난 16~17일 이틀간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지분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RC 벤처스는 BBBY 주식 778만주와 관련 옵션을 다수 보유했는데 이는 시장 가격 기준으로 약 1억 4,850만달러에 달했다. RC벤처스의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BBBY는 시간 외 거래에서 40% 가까이 폭락하면서 하락 조짐을 보였고 이후 폭락했다. 하지만 제때 주식을 팔아치운 RC벤처스의 BBBY 관련 수익은 약 5,9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급등락이 심한 만큼 밈주식 투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이 클레이턴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경험했듯이 이런 주식들은 이익 창출 기회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심각한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