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간 21% 하락해 전국 평균 3.96달러로
경기침체 우려 부상에 원유가 하락세 이어져
우크라이나 전쟁·푸틴 리스크 변수는 남아
인플레이션의 주범이었던 개스값이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갤런당 전국 평균 3달러대로 내려갔다.
16일 CNN에 따르면 15일 기준 전국 평균 개솔린 가격은 3.96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무섭게 가격이 치솟으면서 지난 6월 14일 5.02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5달러를 돌파한 이후 반대로 가격이 빠르게 떨어진 결과다. 이날까지 전국 평균 개스값은 62일 연속으로 하락했는데 고점 대비 21%(1.06달러)가 떨어졌다.
다만 각종 세금 문제 등으로 가격이 비싼 캘리포니아주의 경우에는 평균 개스값이 5.37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국 주별로 살펴보면 가격이 저렴한 곳은 갤런당 3.50달러 이하로 떨어진 곳도 출현했다. 텍사스(3.46달러)와 아칸소(3.47달러)가 대표적이다.
최근 개스값이 장기간 떨어진 것은 경기 침체 리스크가 부상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하락세에 진입하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출퇴근을 하지 않고 여행객도 급감하기 때문에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된다.
대표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반기 들어 유가가 단기간에 60% 하락한 적이 있다. 리차도 호스윅 S&P글로벌 유가분석책임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석유 수요 전망에 대한 약세 신호가 다수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석유 생산국인 이란이 주요국들과 핵합의를 진행 중인 것도 추가 가격 하락 요인이 된다. CNN에 따르면 이란이 핵협상과 관련해 유럽연합(EU) 중재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제출한 상황인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다른 참가국들(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과 함께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이란의 원유가 추가로 글로벌 시장에 풀리고 유가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실제 기대감만으로 국제유가는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지난 1월 이후 최저치인 86.53달러까지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전인 1월2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3% 이상 급락한 배럴당 92.34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2월10일 이후 최저가로 마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거시경제 변수가 아니더라도 개스값의 추가 하락을 이끌 요인은 많다. 당장 9월이 되면 새 학기가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고 여행 시즌도 끝나기 때문에 개솔린 수요는 하락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유가컨설팅업체 오피스의 톰 클로자 유가분석책임자는 “빠르면 9월에 전국 평균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3.5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개스값이 오를 수 있는 변수도 존재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장 큰 문제다. 톰 클로자 유가분석책임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엇을 할지는 예상 밖의 변수”라며 “이외에 매년 여름 나타나는 허리케인이 원유 생산국이 위치한 걸프 연안을 강타할 경우 유가는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