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43% 늘어나, 인종 중 최대 상승폭
아시안 증오범죄 등 아시안을 겨낭한 범죄가 증가하면서 한인 등 아시안들의 총기 구매가 부쩍 늘었다고 더가디언(The Guardian) 미국판이 16일 보도했다.
먼저 한인 사례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부에나팍에 거주하는 싱글 여성으로 부동산 중개인이자 예술가인 한인 비비안 문(33)씨는 신변에 두려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작년 초 전국적으로 아시아계 여성과 노인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이 증가했을때 아시안을 보호하는 경찰의 능력과 의지에 의구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많은 아시안처럼 총을 사기로 결정했다. 그는 “내가 원하는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예전 4.29 폭동 당시 버려졌던 한인들 부터도 영감을 받았다. 그는 “당시 한인들은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책임졌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유색인종 친구들에게 총기의 안전한 사용에 대해 가르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총기 관련 단체인 전미사격스포츠재단(NSSF)의 조사 결과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500만명 이상이 총기를 처음 소유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아시안도 포함된다. 아시안 총기 구매는 여전히 다른 인종보다는 낮았지만 43%나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반아시안 폭력 영상이 소셜미디어와 케이블 뉴스에 넘쳐나기 시작하면서 이를 부추겼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어 미시건 대학교와 이스턴 미시건 대학교의 연구결과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인종차별 행위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아시안들이 자기 방어를 위해 총기를 구입할 가능성이 더욱 높았으며, 총기 구매자 절반 이상이 생애 처음 구매자였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스트 미시건 대학 건강격차혁신연구센터 측은 “인종차별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하는 시한 폭탄과 같아 총기 구매 욕구를 높인다”고 밝혔다.
유색인종들에게 총기 교육을 제공하는 ‘LA 프로그레시브 슈터’를 설립한 톰 응우옌 씨는 “많은 이들이 그들이 사는 곳이 그들에게 별로 우호적이지 않아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증가하는 가정용 총기 소유와 관련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총기가 있는 집 거주자들이 총기가 없는 집 거주자들보다 총기에 의해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
연방수사국(FBI)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3,000명 이상의 아시안이 총기 자살, 살인, 우발적 총격으로 사망했다. 또한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아시안 청소년 총기 자살률은 지난 10년간 71% 늘어났다.
이는 집에 총기가 있을 경우 가능성이 높은 사건들이며, 가정용 총기 소유가 증가하면 이러한 문제들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