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주택구입능력지수, 1989년 이후 최저…”내년 상승률 크게 둔화”
미국에서 집을 사기가 30여년 만에 가장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6월 주택구입능력지수는 98.5로 1989년 6월(98.3) 이후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NAR 주택구입능력지수는 미국의 기존주택 중위가격, 가구당 중위소득,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 등을 반영해 산정한다.
미국인들이 집을 사기 어려워진 것은 집값이 사상 최고가로 치솟은 데다 모기지 금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현재 미국의 단독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42만2천300달러, 평균 모기지 금리는 5.6%로 각각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넓은 집으로 이사하려는 수요와 '제로 금리'가 맞물려 폭발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미국의 주택가격은 최근 들어서도 공급 부족 탓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년간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가격은 46% 오른 것으로 NAR은 집계했다.
연초 3%대 초반이었던 대출 금리는 지난 6월 13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가 최근 들어서는 급등세가 다소 꺾인 상황이다.
가격과 금리의 이중 부담에 수요가 줄어들면서 미국의 집값 상승세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학자들은 내년에는 미국의 집값 오름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는 소폭 하락을 예상한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2007∼2009년 금융위기 이후 신규주택 건설 위축으로 아직도 미국의 주택시장이 공급부족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집값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이코노미스트 니콜 바쇼는 WSJ에 "2019년 가격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집값이 조금 내려가더라도 수요자들의 구입능력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