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와 LIV 시리즈 선수들 ‘실력대결’ 2라운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총상금 1천400만 달러)이 14일부터 나흘간 ‘골프의 발상지’로 불리는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 골프 링크스 올드코스(파72·7천313야드)에서 열린다.
브리티시오픈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이 대회는 1860년 창설돼 올해로 150회째를 맞는다. 1871년과 1915∼1919년, 1940∼1945년, 2020년에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다른 메이저 대회들의 경우 US오픈이 1895년, PGA 챔피언십이 1916년, 마스터스는 1934년에 창설됐다.
역사적인 150회 대회를 맞아 올해 대회는 ‘골프의 발상지’, ‘골프의 고향’으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골프 링크스 올드코스에서 열린다.
디오픈은 10개의 코스에서 해마다 돌아가며 대회를 여는데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는 올해까지 30차례 디오픈이 열렸다.
올해 대회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다.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운전하던 차가 전복되는 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우즈는 그로부터 1년 2개월이 지난 올해 4월 마스터스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마스터스에서 컷을 통과, 47위에 오른 그는 이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를 마치고 다리 통증을 이유로 기권했다. 이후 US오픈은 건너뛰었다.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리는 150회 디오픈에 반드시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온 우즈는 이달 초 아일랜드에서 열린 36홀 이벤트 대회 JP 맥매너스 프로암을 통해 몸을 풀었다.
또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불과 19시간 사이에 36개 홀을 돌며 연습하는 등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우즈는 이곳에서 열린 2000년, 2005년 디오픈에서 우승했고 2010년에는 공동 23위, 2015년 컷 탈락했다. 우즈가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첫 우승을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일궈낸다면, 2019년 마스터스 우승 때의 감동 못지않은 드라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우승자 콜린 모리카와, 세계 1위이자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 US오픈 챔피언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 등이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건너간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출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남은 선수들과 ‘자존심 대결’ 2라운드를 치른다. 두 단체의 실력대결은 6월 US오픈에서 먼저 열렸는데 당시에는 PGA 투어 잔류파가 압승했다.
LIV 시리즈로 이적한 선수 중에서는 더스틴 존슨(미국)의 공동 2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골프의 고향’에서 열리는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을 LIV 이적생이 가져가면 세계 남자 골프계의 주도권도 LIV 시리즈로 넘어가는 것과 같은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LIV 시리즈는 US오픈 이후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투어 정상급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해 전열을 정비했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4), 이경훈(31), 김시우(27), 김주형(20), 김민규(21), 조민규(34) 등이 출전하고 교포 선수 케빈 나, 김찬, 김시환(이상 미국), 이민우(호주)도 나온다.
김주형은 11일 끝난 스코틀랜드오픈에서 마지막 날 17번 홀까지 공동 1위를 달리다 단독 3위를 차지한 상승세가 돋보인다.
케빈 나는 PGA 투어를 떠나 LIV 시리즈로 옮긴 선수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50만 달러(약 32억5천만원)인데 LIV 시리즈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 달러보다 작다.
대회장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링크스 코스의 특성상 해안에 위치해 바람 등 날씨 변수가 크다.
또 러프가 깊고 벙커 역시 110개 이상이 코스 곳곳에 입을 벌리고 있다. 홀 하나당 평균으로 따져도 6개 이상 벙커가 배치된 셈이다.
14번 홀에 ‘지옥의 벙커’(Hell Bunker)라는 이름이 붙은 벙커는 넓이가 300제곱야드, 평수로 75평에 이르고 깊이가 3m나 된다.
PGA 투어는 “어떤 선수가 첫날 벙커를 보고 ‘저 벙커는 왜 저기에 있느냐’고 의아해했지만 다음날 바람이 부는 것을 보고 그곳에 벙커를 배치한 이유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