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고정 5.7% → 5.3%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하락
모기지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그 쇼크가 부동산 금융 시장을 강타한 것이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이자율 하락이 주택 매수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냉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책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번주 30년 모기지 금리는 5.30%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5.70% 대비 무려 0.40%포인트가 한 주 만에 떨어진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모기지 이자율이 5.97%에서 5.53%로 급락한 적이 있는데 이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간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30년 모기지 금리가 연초 3%대 초반이었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2% 이상 올라가 있어 절대적 수치로는 높은 이자율을 유지 중이다.
모기지 금리가 한 주 만에 급락한 것은 금융환경과 다른 흐름이라 주목된다. 금융상품인 모기지 이자율은 통상적으로 연준의 기준 금리와 함께 움직인다. 따라서 오는 7월에도 연준의 추가 금리 큰 폭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모기지가 떨어진 것은 예외적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자문사 너드왈렛의 홀든 루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반기에는 이러한 상황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며 “주택 시장이 큰 격동에 휘말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기지 이자율 급락을 포함해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경기 침체 우려 탓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 모든 재화에 대한 가계의 구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물 경제는 물론 금융 경제도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금융 상품의 일종인 모기지에 대한 수요도 급감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이자율도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최근 이자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6월 마지막주 모기지 수요는 전주 대비 5.4% 감소했다. 주택 시장 하락을 전망하는 수요자들이 금리가 떨어져도 좀처럼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국채 10년물 이자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경기 침체 도래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