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에만 연착 4,000대·결항 600대 이상… 평소에 3배
본격적인 여름 여행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기록적인 여행객이 몰린 미 전국 공항이 연착과 결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3일 연방항공국(FAA)을 인용해 토요일인 전날 저녁 현재 전국 국내외 항공편 4,000대 이상이 연착했고, 600대 이상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평소 취소되는 항공편이 하루에 210대 정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항 대수가 3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특히 미 동부의 허브 공항인 뉴욕 라과디아 공항의 경우 전체 편수의 18%인 64대가 연착했고, 11%인 39대가 취소됐다.
미 동부 일대의 또 다른 대형 공항인 JFK공항과 뉴어크 공항의 연착·취소 비율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JFK공항에서는 3일 폭탄 오인 소동까지 발생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JFK 공항이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승객들을 공항 바깥으로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폭탄으로 의심되는 가방이 공항 건물 내에서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 대피의 이유였다. 뉴욕경찰국(NYPD)의 폭탄제거반이 출동해 확인한 결과 가방 안에서는 폭탄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JFK 공항은 대피 경보 한 시간 후 다시 운영을 재개했다.
미국은 지난 1일에도 전국적으로 국내 항공기 4,900대가 연착했고, 500대가 취소됐다.
이 같은 혼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사들이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난 미국인은 최소 4,800만명으로 예상됐다. 이 중 350만 명이 항공편을 선택했다.
또한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는 열대성 태풍 콜린의 영향으로 일부 노선이 결항했고, 이에 따라 다른 노선에까지 연쇄적으로 결항이 속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연방 교통안전청(TSA)은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많은 미국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비행기 이용객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다고 밝혔다.
TSA 리사 파브스타인 대변인은 2일 트위터를 통해 “1일 전국의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249만490명을 검색했다”면서 “이는 2020년 2월 11일 250만7,588명 이후 가장 높은 규모”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해 7월 1일과 비교해서 13%가 증가한 규모다.
TSA에 따르면 7월1일까지 일주일간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승객은 일평균 233만명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없던 2019년 같은 기간 일평균(238만명)에 근접한 수치로, 여행 수요가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피트 부티지지 연방 교통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항공편 결항 피해를 본 소비자들을 향해 나름대로 정보를 제공해줬다가 오히려 비판을 받았다. 부티지지 장관은 ‘항공사는 결항시 현금이 아닌 포인트로 환불을 해주려고 하지만, 소비자는 현금 환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으나 인터넷 공간에서는 “주무 장관이란 사람이 남의 이야기하듯이 트위터에 글을 올린다”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