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낙태’ 지원 기업들 민·형사상 피소 부담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후폭풍이 미국 주요 기업들에도 몰아치고 있다. 아마존·애플 등이 직원들의 원정 낙태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들 기업이 줄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형사소송 부담까지 져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근로자의 원정 낙태 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기업들에 각 주가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심할 경우 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법조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이미 텍사스주 의회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승차 호출 서비스 업체 리프트가 직원들의 낙태 비용을 대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로건 그린 리프트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텍사스는 리프트가 이 같은 정책을 실행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이들 의원은 원정 낙태를 지원하는 기업이 텍사스주에서 사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회가 나서기 전에 낙태 금지에 찬성하는 시민단체들이 해당 기업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다.
앞서 연방 대법원이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보장한 ‘로 vs 웨이드’ 판결을 뒤집자 아마존·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리프트 등 빅테크를 비롯해 JP모건 등 주요 기업들은 근로자들이 낙태가 가능한 주에서 원정 낙태를 할 경우 해당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들이 1974년에 제정된 연방법 ‘근로자퇴직소득보장법(ERISA)’을 방어 논리로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법에는 고용주가 지원하는 직장 건강보험 요건과 적용 범위에 주 정부가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ERISA로도 형사소송은 피할 수 없으며 기업 규모에 따라서는 주법 관할인 건강보험의 경우 소송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