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비용·서버 보험까지…계산서 본 고객들 ‘황당’
인플레이션 심화에 각종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메뉴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수익을 올리는 일종의 편법인데 다른 업계로 번져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미국 전역 레스토랑에 결제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라이트스피드에 따르면 손님을 접대할 때 새로운 서비스 비용을 최종 가격에 추가한 식당들이 급증하고 있다. 해당 레스토랑 숫자는 지난 4월 기준 6,000여 개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4% 증가했다. 피터 도허티 라이트스피드 매니저는 “비즈니스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자 별도의 비용을 추가로 받는 레스토랑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로 청구되는 비용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미국 전역에 체인이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마노스 마카로니 그릴의 경우 노골적으로 ‘일시적 인플레이션 비용’(temporary inflation fee)이라는 항목을 만들어 2달러를 청구한다. 해당 업체는 “거시 경제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임시 수수료”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방에 대한 감사 수수료’(Kitchen appreciation fee), ‘서버 건강관리 보조금’(Servers’ healthcare) 등 다양한 식당들은 각종 이유를 들어 신규 서비스 항목을 만들어 내는 상황이다.
문제는 많은 손님들이 레스토랑들의 이러한 관행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WSJ와 인터뷰한 리지 스테판 씨는 “올라간 렌트와 개스값 등 각종 비용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식당들까지 이러니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음식 가격을 올렸다면 사전에 메뉴를 보고 확인을 할 수 있지만 카드로 계산을 한 후에야 확인이 가능한 추가 비용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편법적인 관행이 다른 업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차량호출서비스 우버가 개스값 급등에 유류 할증료 부과를 결정한 것처럼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새로운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다. 당장 각종 물건을 옮기는 운송업계에서 ‘공급망 유지 추가비용’(Supply chain surcharge)과 같은 방식으로 돈을 더 받으려 할 수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