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부족·질병에 취약, 글로벌 보건 위기 초래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보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의 피터 샌즈 상임이사는 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백만명이 직·간접적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샌즈 이사는 “식량 부족은 두 가지 결과를 가져온다”며 “먼저 사람들이 실제로 굶어 죽는 비극을 초래하며, 그 다음으로는 더 많은 사람의 영양이 부족하게 만들어 기존 질병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량 부족이 가져올 파장에 대비하기 위해 보건 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을 비롯, 전 세계에서 저소득층이 필요한 음식을 구매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결실 아동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앞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와 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곳곳에 식량 위기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세계 곡물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두 나라의 곡물 수출길이 막힌 영향이다. 지난달 FAO가 발표한 전 세계 곡물가격지수는 173.4, 육류가격지수는 122.0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샌즈 이사는 전염병 대비 태세를 개선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최근에 직면했던 코로나19와 유사한 위기에만 집중하는 고전적인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증상을 동반하면서도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다른 병원체가 나타날 수 있다”며 “그것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1,5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은 전염병 극복을 위해 180억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 기금이 2024~2026년 목표치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의 금액을 모금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