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 후유증인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 증상의 하나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소한 20~30%가 코로나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의 20~79%에서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실내에서만 있다가 햇빛에 노출되는 기회가 줄고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감소해 숙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교수는 “잠이 오지 않을 때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우유에는 114종의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중 ‘트립토판’ 성분은 세로토닌으로 변하고, 최종 멜라토닌 호르몬으로 만들어진다. 멜라토닌이 부족해 잠에 들지 못하는 경우 우유를 마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반 잔 정도 분량의 우유를 30~40도로 데워 마시는 것이 좋다.
멜라토닌 영양제는 잠 못 이루는 고령층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멜라토닌은 밤에 왕성하게 분비돼 숙면을 유도하고 체온을 떨어뜨려 뇌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준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멜라토닌 분비량도 줄어들기에 고령층은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오전에 햇빛을 30분 이상 쬐면 밤에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할 수 있기에 더 효과적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반복되는 단조로운 소리(ASMR)’는 사람에 따라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신원철 교수는 “잠잘 때도 많이 긴장하거나 걱정이 많거나 불안하거나 흥분되면 뇌도 덩달아 흥분되기 쉬워 ASMR로 뇌 흥분을 억제하면 숙면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4초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7초 동안 멈추고, 8초 동안 내쉬면서 총 19초에 한 번 호흡하는 이른바 ‘478호흡법’은 숙면 뿐만 아니라 화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활용하면 좋다. 이 호흡법을 활용하면 심신을 안정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는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할 수 있다.
신원철 교수는 “수면하는 데 최적 온도는 20~24도, 습도는 50~60%로 알려져 있다”며 “유산소운동은 잠자기 3시간 전에 마무리하고 샤워는 약간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게 체온을 떨어뜨려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