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절반가량이 감염… 위장 및 다양한 질환 유발
반찬공유·술잔돌리기 등 문화 때문… 제균 치료 해야
요구르트·양배추 등 위 염증 완화… 제균 효과는 없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에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가량이 감염돼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신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위염, 소화성 궤양, 위암 등 위장관 질환은 명확히 인과관계가 밝혀져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구강이나 분변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어러 사람이 찌개 등을 같이 떠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아 유럽·북미보다 많은 사람이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를 하지 않으면 균이 제거되지 않는다.
김병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감염되므로 위생 개념이 자리를 잡기 전에 태어나고 자란 60대 이상 고령 환자에서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알아내는 방법은 크게 내시경검사 여부에 따라 나뉜다. 내시경을 이용한 방법은 내시경검사 중 조직 검사를 시행해 특수 염색으로 확인하거나 신속 요소 분해 효소 검사 등을 시행한다.
내시경검사를 하지 않는 방법은 요소 호기 검사, 혈청학적 검사, 분변 검사 등이 있다. 이 중 요소 호기 검사가 가장 많이 쓰이는데, 약제(요소)를 먹기 전후 검사용 특수 팩에 숨을 불어 넣어 헬리코박터균 감염 진단과 제균 치료 후 성공 여부를 판정한다.
헬리코박터균의 1차 치료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pump inhibitors·PPI)와 두 가지 항생제(아목시실린, 클래리트로마이신)로 구성된 표준 요법을 1일 2회, 1~2주 정도 시행한다.
보통 1차 치료 약제와 2차 치료 약제가 다르다. 가능한 1차 치료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지만 최근 항생제 내성균이 증가하면서 2차 치료 약제를 1차에서 사용하거나 새로운 항생제 조합을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항생제 내성 검사를 통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검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다. 항생제와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는 이유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면 위 내 pH가 높아져 헬리코박터균 증식이 활발해지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이때 항생제가 가장 잘 작용하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다. 특히 찌개를 같이 떠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면 1~2주 정도 약물 치료로 없앨 수 있다.
김병욱 교수는 “요구르트 등 유산균 음료나 브로콜리, 양배추 등은 위 염증을 일부 줄여줄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환자 증상을 완화해 주지만 균 치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