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군용기 동원, 독일서 분유 첫 공수
최악의 유아용 분유 부족 사태로 비상이 걸린 미국이 독일에서 긴급공수해 온 첫 특수분유 물량이 22일 본토에 도착, 공급 확대 준비에 들어갔다. 또 그동안 문을 닫았던 최대 분유 제조사 애보트의 미시간주 공장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재가동에 들어가가 돼 영유아를 키우는 한인 등 미국 가정 내 분유 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약 32톤 분량의 네슬레 분유를 실은 미 공군의 C-17 수송기 글로브매스터3이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국제공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공수된 분유는 우유 단백질에 대해 과민증이 있는 아기에게도 먹일 수 있는 의료용 저자극성 특수 분유 제품이다.
이번 조치는 분유의 신속한 공급 확대를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벌이고 있는 사업인 ‘분유 공수 작전’의 일환이다. 이날 공항에 나와 수송기를 맞이한 톰 빌색 연방 농무장관은 “이번 분유 수송분은 중대한 의료용 목적을 수행한다”면서 “특별한 분유가 필요한 아기들의 수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수송된 분유는 9,000명의 영아와 1만8,000명의 유아를 1주일간 먹일 수 있는 분량이라고 빌색 농무장관은 전했다. 백악관은 며칠 내로 네슬레의 자회사인 미 유아식품 회사 거버의 분유 제품도 배포할 계획이다. 이 둘을 합치면 226g 용량의 분유병 150만개를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앞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 분유를 해외에서 공수하는 데에는 통상 2주가 걸리지만 정부가 개입해 이를 사흘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유를 실어나를 상업용 항공기를 확보하지 못하자 군용기를 동원하도록 했다. 대통령 경제 고문인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공수된 분유가 미국 내 특수 의료 등급 분유 수요의 약 15%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분유대란 사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 부족 사태에다가 미국 최대 분유 제조사인 애보트 래버러토리스의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박테리아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이 공장을 폐쇄하면서 더 악화했다.
이런 가운데 애보트는 최근 연방 식품의약국(FDA)과 생산을 재개하기로 합의, 이르면 다음 주부터 미시간 공장을 재가동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캘리프 FDA 국장은 지난 19일 연방 하원에 출석해 “애보트 미시간주 공장이 1∼2주 내로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FDA는 지난 16일 애보트와 생산 재개에 합의한 데 이어 구체적인 재개 시점을 공개한 것이다.
캘리프 국장은 이어 “생산이 재개돼도 새로운 분유가 매장에 공급되려면 약 두 달이 걸릴 것”이라며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 수주가 소요되며, 특히 유통 거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