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는 것을 다수 의견으로 잠정 채택한 가운데, 연방 상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입법을 통해 보장하려던 시도가 일단 무산됐다.
상원은 11일 본회의에서 여성의 낙태권한을 보장하는 ‘여성의 건강 보호법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으나 표결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찬성 49표, 반대 51표로 집계돼 법안에 대한 표결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투표에서 50명의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에서도 그간 주요 의제마다 반기를 들어온 중도 성향 조 맨친 의원이 반대에 가세해 찬성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로써 1973년 이후 사실상 50년간 미국에서 법과 같은 역할을 하며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 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연방대법원이 공식적으로 폐기하기 전에 여성의 낙태권을 연방 법률에 명문화해 보장하려던 민주당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여당인 민주당은 법안에 대한 심의를 종결하고 표결을 강행하려고 했으나, 필리버스트(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요구하는 공화당의 조직적인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피해가기 위해선 60표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