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8,411대 사상 최고치, 가주가 전체의 39% 차지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했다. 캘리포니아 비중이 40%에 달하는 가운데 브랜드 중에서는 테슬라가 선두를 차지했고 기아와 현대자동차도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CEC)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시장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20만 8,411대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약 15만대) 대비 무려 38.9%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개스값이 단기간에 치솟자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테슬라 외에도 현대차와 기아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세단은 물론이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 트럭까지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한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전기차 판매 중 가주의 비중은 39%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의 인구가 전체 미국에서 약 12%인 것을 고려하면 전기차가 유독 가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1분기 캘리포니아에서 팔린 전기차 총 판매량은 8만 1,292대로 전년 동기(5만 9,058대) 대비 37.6% 증가했다. 지난해 가주에서는 총 25만 279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다른 주 대비 비싼 개스값과 공공 전기차 충전 시설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점이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가 많이 팔린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테슬라가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다. 1분기 전체 전기차 중 테슬라의 비중은 약 75%를 차지한다. 특히 이 기간 팔린 인기 전기차 10개 모델 중 4개가 테슬라 차량이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테슬라 외에 포드가 3위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전기 픽업트록 ‘F-시리즈’를 출시한 것이 판매량 증가의 배경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데이터서비스기업 익스피리언에 따르면 기아는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8,450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 지난 2월 출시한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EV6’의 폭발적 인기와 함께 전기 SUV ‘니로EV’가 판매량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현대차는 EV6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이오닉5 인기에 힘입어 총 6,964대를 판매해 4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판매량 호조를 보이면서 현대차는 현지에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로이터는 현대차가 기아 자동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기차 공장이 실제 추진되면 현재와 같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들어오는 방식이 아닌 현지 생산이 가능해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