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입성 53개사 중 50곳 시초가 밑돌아
최근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작년 기업공개(IPO)로 화려하게 데뷔한 스타 종목들의 주가도 와르르 무너지면서 IPO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IPO나 직상장을 통해 증시에 들어온 53개 기업 중 50개가 공모가나 상장일 시초가보다 주가가 떨어진 상태이며, 절반 이상의 종목은 50%가 넘는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상장시 많은 관심을 끌었던 무료 주식거래 앱 로빈훗과 전기차 업체 리비안,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유아이패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70% 넘게 빠졌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핀테크 업체인 마케타와 토스트 등도 공모가 대비 65%가 넘는 주가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도 지난 9일 하루 22.34% 급락하며 공모가(35달러)의 약 4분의 1 수준인 9.35달러로 추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높은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한데다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강해졌다. 지난주 말부터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5% 기준금리 인상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의 영향으로 증시에서 투매에 가까운 모습까지 나타났다고 CNBC는 전했다.
최근 수년간 상장된 100여개 기업을 추종하는 ‘르네상스 IPO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해 9월에 기록한 52주 최고가 대비 60% 가까이 떨어졌다. 르네상스 IPO ETF는 이날 9.7%나 떨어지면서 5월 들어서만 19%나 하락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이날 4.29% 급락, 지난주까지 5주 연속 떨어져 2012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장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세에 IPO 시장은 얼어붙었으며 2분기에 예정된 주요 기술기업의 IPO 역시 전무한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관련 법적 책임이 강화됨에 따라 스팩과 업무 관계를 대부분 끊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소수를 제외한 다수 상장 스팩의 인수·합병(M&A) 거래에 간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당분간은 미국 내에서 새로운 스팩의 IPO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이런 결정은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팩 합병 상장에 대한 규제를 크게 강화하려 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SEC는 새로 마련한 지침을 통해 스팩 합병 상장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기관에도 스팩과 M&A 대상 기업을 조사할 의무를 부여하고 법적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스팩 사업에 대한 개입을 축소하고 있다면서 SEC의 지침이 축소되면 회사의 정책도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도 법적 책임 문제가 명확해질 때까지 새로운 스팩의 IPO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지난달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