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서 ‘미국판 다보스포럼’ 씨티·시타델 CEO 등 총출동
미국판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 1일 개막했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올해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는 233개 세션에 걸쳐 흔들리는 국제 질서와 글로벌 경제의 향방, 암호화폐의 미래 등에 대해 월가 ‘빅샷’들의 분석과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세션이 시작된 2일에는 제인 프레이저 씨티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빗 헌트 PGIM 사장, 스캇 미너드 구겐하임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총출동해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전망을 펼친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CEO이면서 순자산만 272억 달러에 달하는 켄 그리핀도 이날 금융시장과 미국 경제, 정치에 관해 얘기를 나눈다. 앞으로의 물가와 투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글로벌 투자 전망’과 ‘신용 전망: 인플레이션 통제하기’ 등의 세션도 주목된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3일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이 연사로 나서는 ‘러시아와 중국: 다음 단계는’ 세션이 있고 ‘글로벌 공급망의 변경’이라는 프로그램도 이날 준비돼 있다. 1990년대 냉전의 종식 이후 시작된 세계화 시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막을 내리고,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는 가운데 어떤 대비를 해야할지를 논의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에는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연설도 계획돼 있다. 타이 대표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한 방향 소개와 함께 미국 주도로 추진 중인 공급망 개편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과 ‘정크본드의 황제’로 불렸던 마이클 밀컨의 대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밀컨 컨퍼런스 측은 이번 행사에 대해 “1980년대 초 이후 볼 수 없었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통화 당국은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에 금리 인상이 겹치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의 장도 마련돼 있다. 3일 부동산 전문 운용사 스타우드캐피털의 배리 스턴릭트 회장과 조너선 골드스타인 케인인터내셔널 CEO 등이 ‘부동산 시장 전망: 공급 위기’를 주제로 토론한다.
정보기술(IT)에 관한 최신 트렌드도 가늠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스마트폰 반도체 매출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루스 포랫 알파벳 수석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다리우스 아담치크 허니웰 회장 겸 CEO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암호화폐와 메타버스에 대한 토론의 장도 열린다. 2일 ‘암호화폐 개척자들과의 대화’ 코너에는 국내에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 대표와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등이 참석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최신 흐름을 이야기한다. 3일에는 ‘메타버스 들여다보기: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이라는 제목으로 메타버스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어떻게 해야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베벌리힐스=김영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