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개 모든 시도군구서 승리…'안철수 사표' 등 무효표 8.6%
"20∼30대 주재원·유학생 투표율 높아…고령자는 장거리 공관 투표 쉽지 않아"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승리와 달리 재외국민 유권자들은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전국 17개 지역 250개 시도군구 개표단위별 선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재외국민 투표자는 16만1천878명이다. 무효표를 제외한 실투표자 14만7천903명 중 8만8천397명(59.8%)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5만3천524명(36.2%)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해 이 후보가 윤 후보를 3만4천873표(23.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5천100표(3.5%)를 득표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538표(0.4%) 득표에 그쳤다.
재외선거는 지난달 23∼28일 115개국의 재외공관 등 219개 투표소에서 치러졌다. 거주국 공관에서 투표를 하면 주민등록상의 국내 거주지에서 '재외선거'로 구분해 결과를 집계한다.
집계 결과 이 후보는 호남, 경기, 인천뿐 아니라 17개 시도에서 모두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격전지였던 충북(59.2%), 충남(59.1%)에서도 윤 후보를 30% 이상 앞선 것으로 나왔다.
국내 투표에서 윤 후보가 75.14%를 득표해 21.60%에 그친 이 후보를 크게 앞섰던 대구도 재외선거 득표율은 이 후보 45.3%, 윤 후보 40.6%로 이 후보가 승리했다.
한편 이번 재외선거에서는 1만3천960표(8.6%)가 무효표 처리됐다. 재외선거는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를 선언한 3월 3일 이전에 실시돼 무효표의 상당수는 안 후보를 지지했던 표인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후보는 이번을 포함해 3번의 대선 재외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재외국민 참정권이 처음 부여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전체 선거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이겼지만, 재외선거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56.7%를 득표해 42.8%를 얻은 박 후보에 13.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2017년 19대 대선 재외선거에서는 59.2%의 지지를 받은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16.3%), 심상정 정의당 후보(11.6%),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7.8%)를 압도했다.
민주당이 3번의 재외선거 대선에서 계속 이긴 데 대해 재외국민유권자연대 관계자는 "진보 성향이 강한 20∼30대가 주축인 해외 주재원과 유학생 등의 투표율이 높은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고령 세대는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공관 투표가 쉽지 않아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점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구홍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소장은 "국내와 달리 공관에서만 투표할 수 있는 해외에서는 고령자가 몇 시간씩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투표장을 오가기 쉽지 않은데다, 코로나19도 겹쳐 포기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우편투표 또는 온라인투표가 도입돼 전 세대가 골고루 투표할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