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이야기에 울컥한 우즈 "도와주신 모든 분과 함께 받는 상"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가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우즈는 10일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PGA 투어 헤드쿼터에서 열린 2022년 입회식에 참석했다.
우즈는 2020년 3월에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입회 행사가 미뤄졌고, 이날 입회식을 치렀다.
우즈는 이날 행사에 딸 샘 알렉시스, 아들 찰리 액설, 어머니 쿨티다, 애인인 에리카 허먼과 함께 참석했다.
2007년생인 딸 샘이 아버지 우즈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2승으로 샘 스니드(2002년 사망·미국)와 함께 최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고, 메이저 대회에서는 15차례 우승해 잭 니클라우스(82·미국)의 18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2017년까지 PGA 투어 커미셔너를 역임한 팀 핀첨(75·미국), 메이저 4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1승을 거둔 수지 맥스웰 버닝(81·미국), 1921년 미국 여자아마추어 챔피언이자 1932년 커티스컵 단장을 맡은 매리언 홀린스(1944년 사망·미국)가 우즈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입회 연설 도중 자신이 주니어 시절, 부모가 자신의 대회 출전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렸던 일화를 말하면서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은 항상 '세상에 그냥 오는 것은 없다'며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우즈의 부친 얼은 베트남 참전 용사 출신으로 2006년 세상을 떠났다.
우즈는 또 "어떤 골프장에서는 클럽하우스에 출입 금지를 당했다. 다른 주니어 선수들은 다 들어갔던 것을 보면 내 피부색 때문이었던 것 같다"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어려웠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내게는 특별한 부모님과 코치, 친구들이 있었다"며 "골프는 개인 종목이라고 하지만 내 경우는 나 혼자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즈는 "명예의 전당 헌액도 개인에게 주는 상이지만 이것은 나를 여기까지 오도록 도와준 사람들과 함께 팀으로 받는 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2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우즈는 이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도 불참한다.
우즈의 딸 샘은 이날 우즈의 연설에 앞서 "흑인이자 아시아계 골퍼 최초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고, 허리 수술을 여러 차례 받고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등 어려운 시기마다 일어선 전사"라고 아빠를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