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개막 데드라인’ 정한 1일에도 노사 협상 실패
양측 팀당 6경기 축소 불가피
메이저리그(MLB) 노사가 ‘주피터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2021년 정규시즌 정상 개막이 끝내 무산됐다.
메이저리그가 ‘노사 분규’로 인해 정규시즌 개막이 미뤄진 건, 1995년 이후 27년 만이다.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희망과는 다르게 노사 합의에 실패했다”며 “4월 1일 개막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팀당 162경기의 정규시즌 일정을 ‘최대 156경기’로 축소한다. 일단 개막 후 두 번의 시리즈(팀당 6경기)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이날 “선수노조가 MLB 사무국과 구단의 최종 제안을 거부했다”며 “사측이 ‘4월 1일 정규시즌 개막과 팀당 162경기 소화’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3월 1일에도 양측은 합의하지 못했다. 개막 지연과 정규시즌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측은 협상 마감 1시간 30분 전에 최종 제안을 했다.
부유세 한도를 2022년 2억1천만달러에서 2026년 2억3천만달러로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선수노조는 올해 2억3천800만달러로 시작해 2026년 2억6천300만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고수했다.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얻지 못한 젊은 선수들에게 주는 ‘보너스 풀’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구단이 기존안 2천500만달러에서 3천만달러로 보너스 풀 규모를 늘렸고, 선수노조는 1억1천500만달러에서 8천500만달러로 낮췄지만, 합의점을 찾기에는 격차가 너무 컸다.
최저 연봉에서도 구단 측은 기존 67만5천달러에서 2만5천달러를 높인 2022년 70만달러를 제시하며 2026년까지 매년 1만 달러를 올리는 방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선수노조는 최저연봉을 올해 72만5천달러, 2023년 74만5천달러, 2024년 76만5천달러로 올리고, 2025년과 2026년은 물가 상승률 등을 기초한 상승률을 적용하자고 요구했다.
MLB 구단은 선수노조와의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을 개정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일 직장폐쇄를 택했다.
자유계약선수(FA) 협상 등 주요 업무가 중단됐다. 선수들은 구단 훈련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2월 17일로 예정한 스프링캠프와 2월 27일 시작할 계획이던 시범경기도 미뤄졌다.
정규시즌 정상 개막의 데드라인이었던 3월 2일에도 CBA 개정에 실패하면서 일정마저 축소했다.
가장 최근 MLB가 정상적으로 개막하지 못한 건, 2020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당시 MLB는 팀당 60경기 단축 시즌을 벌였다.
현지 언론은 올해 노사 분규를 바라보며 1994∼1995년 파업을 떠올린다. 선수노조는 MLB 구단들이 샐러리캡 도입을 강행하려 하자, 1994년 8월 ‘파업’으로 맞섰다.
1994년 포스트시즌은 취소됐고, 1995년 정규시즌도 팀당 162경기에서 144경기로 줄었다.
AP통신은 “MLB의 직장폐쇄가 90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232일 동안 파업했던 1994∼1995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파업이나 직장폐쇄 등의 노사분규가 이어진 것”이라며 “정규시즌이 줄어들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평균 하루에 2천50만달러를 잃고, 구단들은 예상할 수 없는 피해를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