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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서 좋긴 한데… 인터넷 기반 부동산 ‘약인가 독인가’

미국뉴스 | 부동산 | 2022-02-27 14:22:18

인터넷 기반 부동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부동산 앱을 통해 자동으로 매물 정보를 받아보는 바이어가 많다. 그런데 알림 통보가 오면 반가움보다 겁부터 날 때가 많다. 혹시 또 가격을 올렸다는 소식인가 해서다. 몇 년째부터 꾸준히 오르던 집값이 작년 여름부터 더욱 큰 폭으로 뛰기 시작했다. 모기지 이자율 급락과 팬데믹으로 인한 특수 수요가 집값 급등의 주요 원인이지만 그 뒤에는 나날이 진화하는 부동산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바이어들은 많은 양의 매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오퍼를 제출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로 인해 전에 없던 구입 경쟁이 발생해 수요와 공급에 상관없이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 매체 포브스가 부동산 기술에 의한 집값 상승 현상과 시대별 부동산 기술 진화 과정을 정리했다.

 

매물 검색·오퍼 절차는 수월해졌지만 

복수 오퍼·과열 경쟁…집값 급등에 영향

 

◇ ‘이자율 하락, 팬데믹 수요’가 급등 계기

최근의    주택 시장 붐은 2018년 11월 경부터 시작됐다. 4.9%에 달했던 모기지 이자율이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을 거듭하기 시작한 시기다. 이자율은 결국 2020년 중반 2.7%까지 급락하면서 바이어들의 주택 구매 능력이 크게 높아졌다. 이자율 하락으로 2018년 11월 대비 바이어의 구매 능력은 약 30%나 뛰었고 본격적인 ‘웃돈 경쟁’이 시작된 계기기 됐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주택 시장이 과열 현상에 찬물을 끼얹는 듯했으나 오히려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주택 보유율이 높은 노년층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 반면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주택 수요는 폭등했기 때문이다. 또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 근무, 재택근무자들이 크게 늘면서 이들에 의한 신규 수요까지 주택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 쉬워진 오퍼 제출 절차가 과열 양상에 한몫

낮은 이자율과 코로나 팬데믹이 최근 집값 폭등의 원인이지만 이면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을 기반으로 꾸준히 발전한 부동산 기술이 있다. 이제는 엄청난 양의 매물 정보를 클릭 한 번으로 얻을 수 있고 이를 구매 결정에 즉각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즉각적인 결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오퍼 제출에 걸리는 시간이 전에 없이 크게 단축됐고 여러 매물에 동시에 오퍼를 제출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또 전자 서명 등의 기술을 활용해 오퍼 제출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한 채의 매물에 여러 명의 바이어가 오퍼를 제출하는 이른바 ‘복수 오퍼’ 현상도 흔해졌다. 이로 인해 과열 경쟁이 발생하고 결국 집값 급등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부동산 기술이 거래 비용과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주는 장점이 있지만 과열 경쟁을 유도해 앞으로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 80년대,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MLS 책자만 기다려

80년대에도 주택 시장 호황기가 있었다. 당시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지금 크게 오른 부동산 가치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이지만 이때에도 매물 정보 공유 시스템인 ‘MLS’(Multiple Listing Services)는 있었다. 당시 MLS는 지금과 같은 인터넷이 아니라 소형 전화번호부와 같은 책자 형태로 제작됐다. MLS 책자는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인쇄됐는데 한 페이지에 고작 6채 정도의 매물 정보가 실렸다. 매물 사진은 없고 오로지 글로만 적힌 설명을 읽고 매물 상태를 어림짐작해 구매를 결정해야 했다. 

당시 오퍼를 제출하는 과정은 대략 이렇다. 우선 부동산 에이전트와 사무실에서 만나 MLS 책자를 함께 검토하면서 직접 보고 싶은 매물을 고르는 것이 첫 번째 과정이다. 그런 다음 에이전트는 셀러 측 에이전트에게 전화로 연락해 쇼윙 일정을 잡았다. MLS 책자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오기 때문에 집을 보러 가기 전에 매물이 이미 팔리는 일도 흔했다. 그래도 매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른 경로가 없었기 때문에 MLS 책자에만 의존해야 했던 시절이다. 

오퍼 작성 과정도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번거로웠다. 종이로 된 오퍼 서류에 손글씨 또는 타자기로 오퍼 조건을 기입한 뒤 바이어가 직접 서명을 했다. 당시만 해도 팩스가 흔치 않은 시절로 작성된 오퍼는 셀러 측 에이전트를 직접 만나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셀러 측의 카운터 오퍼 역시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직접 전달되곤 했다. 이처럼 오퍼를 제출하고 전달하는 과정에만 적어도 하루 이상이 소요됐다. 타주에 거주하는 바이어에게는 우편으로 오퍼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수일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 2000년대, 본격적인 인터넷 검색 시대 열려 

인터넷과 이메일이 보편화된 2000년대 들어서 MLS 책자는 사라졌다. 대신 매물 정보가 인터넷 기반의 MLS를 통해 제공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업데이트된 매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의 MLS 접속이 불가능했고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야만 매물 정보를 볼 수 있었다. 부동산 사무실에서 에이전트와 만나 MLS 책자를 넘기며 매물을 찾아야 했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진보다. 

지금과 비교하면 형편없지만 MLS 웹사이트에 매물 사진이 몇 장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에이전트는 바이어가 원하는 매물 조건에 대해 전화로 상의한 뒤 MLS에서 적합한 매물을 찾아 이메일로 전달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하지만 오퍼를 작성하고 서명하려면 에이전트와 직접 만나야 하는 번거로움은 남아 있었다. 전자 서명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전으로 프린트된 오퍼 서류에 바이어가 직접 서명한 뒤 주로 팩스를 사용해 전송하곤 했다. 스캐닝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이 시기에는 팩스 기기가 주요 서류 전송 수단으로 사용됐다.  

2000년대 중반 획기적으로 등장한 인터넷 업체가 있었다. 현재 바이어라면 누구나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했을 질로우가 2005년 처음 부동산 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질로우는 주택 매매 자료, 예상 시세 등에 대한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무료로 제공하며 바이어들에게 높은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시장에 나온 매물 정보는 MLS와 에이전트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제약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 2020년, 에이전트 없이도 모든 매물 검색 가능

2020년대를 전후로는 모든 바이어들이 매물 정보를 제약 없이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질로우로 시작된 인터넷 부동산 정보 업체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바이어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매물 정보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화려한 매물 사진은 물론 동영상, 과거 매매 기록, 재산세 자료, 학군, 범죄율 등 웬만한 자료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확인할 수 있다. 매물 정보를 얻기 위해 에이전트에게 연락할 필요가 사라진 것이다.

바이어가 마음에 드는 매물을 직접 찾아 에이전트에게 쇼윙 요청만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전자 서명 절차가 보편화되면서 오퍼 서명을 위해 에이전트를 직접 만나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졌다. 전화로 상의한 오퍼 조건대로 오퍼를 작성해 이메일로 보내면 바이어는 그 자리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전자 서명만 하면 된다. 오퍼 작성에서부터 전달까지 수일에 걸리던 것이 이제는 불과 1시간이면 가능해진 것이다.     <준 최 객원기자>

 

각종 앱으로 매물 검색과 오퍼 제출이 간편해진 반면 과열 경쟁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로이터>
각종 앱으로 매물 검색과 오퍼 제출이 간편해진 반면 과열 경쟁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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