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빠른 오름세를 보이자 주택 바이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자율이 오르면 주택 구입 비용이 상승하고 그만큼 주택 구입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자율 상승세에 긴장하는 것은 바이어뿐만 아니다. 재융자를 계획했지만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주택 소유주들도 이자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자율이 오르면 재융자에 따른 혜택이 그만큼 축소되기 때문이다. 재정 전문 머니 매거진이 올해 재융자를 앞두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을 위해 재융자 관련 정보를 알아봤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치 크게 올라
현금 마련‘캐시 아웃’재융자 증가 전망
◇ 재융자 기회 아직 많아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의 이자율로 인해 지난 2년간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서 재융자 열풍이 불었다. 이자율 하락폭이 컸던 시기에는 불과 1년 사이에 재융자를 2차례씩 나서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자율이 오름세로 돌아섰고 올해 지속적인 상승이 전망되면서 재융자 타이밍을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주택 소유주들의 탄식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이자율이 올라 재융자 혜택이 다소 축소됐지만 그렇다고 재융자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자율이 아직 낮기 때문에 그간 재융자를 실시하지 않은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주들이 재융자에 나설 경우 여전히 높은 혜택이 기대된다.
특히 주택 가치가 치솟아 올해의 경우 주택 자산을 담보로 현금을 마련하려는 이른바 ‘캐시 아웃’(Cash Out) 재융자가 크게 성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부 변동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이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고정 이자율로 갈아타려는 목적으로 재융자에 많이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
◇ 당분간 이자율 하락 기대 힘들 것
모기지 이자율은 새해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둘째 주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의 전국 평균치는 약 3.45%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이 올랐다. 공급망 대란, 소비자 수요 급등,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모기지 이자율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인플레이션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중 돈 풀기’인 양적 완화 정책 축소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곧 기준 금리 인상도 확실시된다.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 모기지 이자율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다. 하지만 기준 금리가 인상될 경우 대출 은행의 자금 차입 비용이 오르기 때문에 주택 대출자에게 높은 모기지 이자율을 적용해서 차입 비용 상승에 대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따라서 모기지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최소 3.4%~3.7%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여러 은행 이자율 비교할수록 절약 폭 커져
모기지 이자율을 0.75% 포인트 낮출 수 있다면 재융자에 나서 볼만하다. 재융자의 가장 큰 목적이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는 것이고 요즘처럼 이자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여러 대출 은행을 비교해야 이자율을 최대한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여러 대출 은행으로부터 이자율을 제시받을수록 재융자 혜택이 커진다는 것은 조사를 통해 이미 증명됐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의 조사에 따르면 대출 은행 2곳의 이자율만 비교해도 재융자를 통해 평균 약 1,500달러의 비용을 더 절약할 수 있었다. 대출 은행 5곳을 통해 이자율을 비교한 부지런한 주택 소유가 절약한 비용은 평균 약 3,000달러 더 많았다.
유리한 이자율을 제시하는 대출 은행을 찾고 재융자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면 ‘이자율 고정’(Rate Lock-In) 옵션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자율을 고정하면 재융자를 실시하는 기간 동안 시중 이자율이 상승해도 처음 고정한 낮은 이자율로 안전하게 묶어 둘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이자율 상승 속도가 빠른 시기에 반드시 필요한 장치다.
재융자 이자율과 관련된 또 다른 옵션으로 ‘이자율 고정 인하 옵션’(Rate Lock Float Down)이 있다. 이 장치는 이자율을 재융자 신청 시기 기준으로 묶어 두는 한편 신청 기간 동안 시중 이자율이 떨어질 경우 더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자율 인하 옵션은 대출 은행과 이자율 고정 기간에 따라 융자 금액의 약 0.5%~1%에 해당하는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자율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될 경우에만 고려하면 좋다.
◇ 올해도 ‘캐시 아웃’ 재융자 신청 러시
주택 가치 급등으로 가만히 앉아서 ‘하우스 리치’(House Rich) 대열에 합류한 주택 소유주가 급증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내 주택 자산 가치는 약 9조 4,000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었다. 주택 가치 상승으로 주택 소유주 1인당 주택 담보 대출 등의 수단을 통해 마련할 수 있는 금액도 평균 약 17만 8,000달러로 껑충 뛰었다.
오른 주택 가치를 통해 현금을 마련하는 수단 중 하나인 캐시 아웃 재융자는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약 36%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소득 감소 등 재정난이 발생한 주택 소유주들에 의한 캐시 아웃 신청 러시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캐시 아웃 재융자는 기존 융자보다 큰 금액의 융자로 전환하면서 차액을 현금으로 대출받는 형태의 재융자다.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면서 필요한 현금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제공하는 재융자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캐시 아웃 재융자를 통해 마련된 현금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지만 주택 가치를 높이는 주택 리모델링이나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크레딧 카드 부채 상환 등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재정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만약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이 만족스럽다면 수수료가 많이 드는 캐시 아웃 재융자보다는 일반 주택 담보 대출이나 주택 담보 신용 대출 등을 통한 현금 마련이 오히려 유리하다.
◇ 낮은 이자율 받으려면 크레딧 740점까지 끌어올려야
재융자를 신청할 때 이자율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크레딧 점수다. 크레딧 점수가 높아야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 그래야 재융자 실시에 따른 혜택도 커진다. 이자율은 조정이 불가능하지만 크레딧 점수는 미리부터 준비하면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일시적으로 발생한 경기 침체로 크레딧 점수가 하락한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 4월 평균 크레딧 점수는 약 716점으로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약 8점 상승했다.
재융자 신청 시 필요한 최저 크레딧 점수는 대출 은행과 융자 형태에 따라 각각 다르다. 일반 재융자의 최저 크레딧 점수로 약 620점을 요구하는 반면 정부 보증 FHA 재융자는 이보다 낮은 580점으로 재융자 신청이 가능하다. 가장 낮은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받으려면 크레딧 점수가 최소 740점을 넘어야 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