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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일출 서곡

지역뉴스 | | 2022-01-07 08:03:00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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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시인·수필가)

 

서너 해 전만 해도 새해 아침이면 일출을 만나기 위한 산행에 동행해왔었는데 팬데믹과 체력을 핑계삼아 전면 유리로 개방된 아파트 12층 썬룸에서 해돋이를 맞기로 했다. 안개가 짙게 깔리거나 비와 먹구름으로 제대로 된 해맞이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차에 기다리던 해맞이를 뭉클하게 만날 수 있는 행운의 날을 만나게 된 것이다. 대자연이 연출해낸 역동적인 장엄한 해돋이를 그리워하면서, 환상적인 일출을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고 아직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도심을 내려다 본다. 

이른 새벽, 자동차 행렬은 삭막한 도심에서 줄을 잇고 있다. 도심 속에 숨겨진 고층 아파트에서 운치와 낭만이 숨쉬는 기억에 남을 해오름 취재에 나섰다. 하루 서막을 열기 위해 짙은 어둠을 뚫고 밀려드는 거룩한 향연이 밑 모르는 어둠 속에서 아슴한 기운으로 밀려들기 시작한다. 어둠을 밀어내기 위해 짙은 보랏빛이 웅장한 오케스트라 울림처럼 하늘을 두르고 지평선을 물들이며 깊음에 잠겨있던 여명을 깨우고 있다.

동녘 지평선이 밝아오며 하늘이 남빛으로 변하고 여윈 빛살만 남은 별들이 신중하게 지워져 간다. 휘뿌연한 하늘에 퍼져있던 어둠을 밀어내고 여린 첫 광선이 번져난다. 이른 새벽 남빛 조차도 제대로 퍼지지 못하고 정복되지 않은 밤의 어둠이 쉬 물러날 것 같지 않은 파장을 밀어내기 위해 숭고한 심호흡을 모으고 있다. 짙은 남빛 빛결들이 새벽을 물들이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노란빛이 등장하고 황홀한 주황이 밀려드는 태양의 엄청난 에너지에 가슴이 벅차다. 붉디 붉은 해가 온통 하늘을 물들이고 만다. 짙은 호소력으로 역동의 솟구침을 자제하듯 절제된 끓어오름을 치열하게 끌어안으며 하늘로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 눈부신 찬란함으로 솟구쳐 오름 앞에 휘영하며 맴도는 바람소리 조차 기대감으로 숨을 죽이는 것 같다. 엷은 운무 같은 구름 사이로 현란한 붉음이 한랭한 기온을 뚫고 천지를 물들이고 있다.

붉은 기운이 봉곳이 떠오르자 나도 몰래 환성이 터진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영원을 기약하며 떠오르는 태양이라지만 새해 들어 처음으로 맞는 해맞이라서 부푼 벅찬 감동으로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 내려다보이는 질펀히 깔린 평원도 도심도 한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해오름의 황홀한 빛살에 대지도 발그레하게 물든다.

햇살이 온누리에 번지기 시작하자 마치 가장 익숙하고 안정감을 주는 C장조 교향곡이 은은하게 연주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밀려든다. 검붉을 정도로 붉음의 최상을 뿜어내고 있다. 만상과 인생들을 매료시키는 에너지를 품고  존재성의 여부를 판가름하듯 팽창된 열과 빛과 생명력의 신비함을 지닌 원동력으로 존재하고 있다. 일출이 무르익으면 햇살이 고요했던 만물을 깨우기 위해 곰실곰실 퍼져나가고 빛줄기 파장이 새들을 깨우고 새벽이 열리고 도시가 긴 밤에서 깨어나고 있다.

찬란한 새벽 빛의 웅혼한 멋에 압도되어 나목도 듬성듬성 보이는 숲도 달뜬 듯 붉은 기운에 휩싸여가고 있다. 희미하게 다가오는 여단의 빛이 생애의 여명으로 새벽이 담겨지기를 소망하게 된다.

어느새 붉음으로 솟아오른 태양이 제 키만큼 불쑥 떠올랐다. 눈부시고 찬란한 붉은 태양이 솟았다. 하늘은 온통 순금빛으로 물들고 빛살의 티없는 붓질로 하늘이 열리고 있다. 그 열림 위에 사랑과 행복과 평안이 깃들 여백이 창공 가득이다. 어스럼 첫 새벽 여명에 눈을 뜬 대지가 따스하고 차분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눈부심으로 찾아든 해오름이 축복의 상징으로 행복의 상징으로 솟아 올랐다. 

2022년 한 해도 가쁜 숨결로 살아내야겠지만 붉은 태양의 솟구침으로 담대하게 힘차게 헤쳐나가기를 다짐하게 되는 해맞이 정경이 가슴을 뛰게한다.

일출 서곡이 열리는 하늘을 마음 껏 채색하며 새롭듯 하루가 열리고있다. 기쁨과 평안을 골고루 나누어주고 있는 찬란한 빛살이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살아온 연륜 만큼 지혜로 살아가라는 메세지가 빛두름으로 묶여져 아늑한 감동으로 그윽한 고요로 전해온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거리 풍경은 단정히 아침을 맞고 있다. 하루를 열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커피 향을 즐기고, 일출 서곡의 여운을 따라 넉넉한 담소를 나누는 모습에서도 새로움이 서려있다. 더 없는 평화로움이 전해주는 미묘한 떨림에 두 손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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