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은 없지만, 팔순 잔치에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찾아올 차세대 100명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남기만(75)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상임이사는 "여생을 차세대 양성에 전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애틀랜타 지회장을 맡았던 그는 24∼27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리는 월드옥타 주최 '제22차 세계대표자대회·수출상담회'에 참석차 방한했다.
남 상임이사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년 내 한인 2∼3세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나올 수 있도록 열정을 쏟겠다"며 "차세대들에 꿈을 찾아주고, 심어주는 일이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고국을 찾은 그는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가톨릭관동대를 찾아 1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내놨다. 애틀랜타를 방문했던 이 대학 문준섭 경찰행정학부 교수와의 인연으로 최근 방문했다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이 학업의 꿈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며 기금을 전달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화하면 이 대학 학생 2∼3명을 방학 기간에 미국으로 초청해 3주 동안 지미 카터센터, 마틴 루서킹 목사 기념관, 헬렌 케어 생가 등을 돌아보도록 하고, 글로벌 가치 함양을 위한 교육 현장도 견학시킬 계획이다.
가수 인순이가 세운 해밀학교 학생 7∼8명도 함께 초청해 미국에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루서 킹 목사는 '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어요)이라고 했어요. 저는 한인 차세대들이 비전(vision)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dream' 대신 'vision'을 대입시키고 싶습니다. 비전에는 'Action'(행동)이 따라가야 합니다."
그는 차세대들이 가져야 할 비전이 창업이거나 더 큰 꿈인 미국 대통령, 정치인이기를 희망했다.
미국 내 한인 차세대들이 창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줄 생각이다. 그는 그동안 애틀랜타와 고국에서 열린 '차세대 글로벌 창업무역스쿨'에 창업 기금 5만 달러를 쾌척했다.
남 상임이사는 지금까지 여기저기 장학금 내놓고 단체를 후원했지만, 앞으로는 차세대 양성에만 몰두하기로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그는 1971년 국내 한 병원에서 3∼4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의 삶이 '덤으로 주어졌다'고 표현했다. 화가 나고 악착같이 살고 싶어져 미국 이민을 택한 그는 애틀랜타의 한 병원에서 2년 가까이 투병했다.
'병은 의사가 고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스스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1979년 건강식품점 '굿뉴트리션'을 차렸다. 현재 애틀랜타 지역에 8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건강을 찾고, 부를 축적한 그는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미국 동남부 한인무역협회장, 월드옥타 청년창업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