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접종 확산으로 해외 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적항공사의 한국행 항공기의 비즈니스석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 항공 수요가 정상화로 회복해가고 있는 신호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24일 국적항공사와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LA-인천간 노선의 비즈니스석 이상의 소위 ‘하이 클래스’(high class) 항공권 판매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1월에 비해 비즈니스석 판매량은 30% 가량 증가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말이다.
항공권 판매 전문업체인 태양여행사의 써니 최 대표는 “한국행 비즈니스석 판매는 지난해 말에 비해 40%, 올해 초에 비해 30% 정도 증가했다”며 “비즈니스석 판매 속도가 빨라지면서 9월과 10월 출발 비즈니스석 예약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행 항공권을 판매하는 삼호관광(대표 신성균)이나 US아주투어(대표 박평식)도 한국행 국적항공사의 비즈니스석 판매 증가 상황은 대동소이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본부에 따르면 LA-인천 노선 간 비즈니스석 전체 판매 예약률도 크게 증가했다.
5월 LA-인천 노선의 비즈니스석 판매는 주간편의 경우 60% 수준을 넘어섰고 야간편도 50%에 달하고 있다. 특히 6월의 특정일 비즈니스석 판매분은 전체의 70% 수준까지 도달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비즈니스석의 80%를 판매해야 손익분기점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지만 지난해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게 국적항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적항공기의 비즈니스석 판매 증가 현상은 한인들의 한국 여행 수요가 그만큼 상승하고 있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평소 1년에 2~3회 방문했던 한국행 수요가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다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2주간 의무 자가 격리 조치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를 대비해 미리 항공권 구입에 나서는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좌석간 사이가 넓고 쾌적한 항공 여행을 즐기려는 욕구도 비즈니스석 판매 증가에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즈니스석 수요가 증가하자 항공료 인상 가능성이 업계 안에서 나오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항공기의 LA-인천 노선 비즈니스석 평균 항공료는 3,799달러. 현재 판매되고 있는 비즈니스석 항공료는 3,950달러 수준으로 150달러 정도 상승한 상태다.
앞으로 코로나19 백신의 해외 접종자도 한국 내 의무 자가 격리가 완화될 경우 한인들의 한국행 항공 수요가 폭발하면서 비즈니스석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비즈니스석 중심으로 한인들의 한국행 항공 수요가 늘어나자 국적항공사들은 LA-인천 노선을 비롯해 미주 노선에 대한 증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미주본부의 경우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늦어도 8월부터는 LA-인천 노선과 함께 미주 노선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월 미주 노선 운항 계획을 세우고 있는 대한항공 미주본부도 한국행 항공 수요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기본 계획을 갖고 수요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