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피치스'(Peaches)가 꾸준한 인기몰이 끝에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종합 차트 1위를 기록했다.
가요가 강세를 보이는 국내 음원 차트에서 해외 팝 음악이 정상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피치스'는 매시간 업데이트되는 멜론 '24히츠'(24hits) 차트에서 17일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오후 6시 현재까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피치스'는 비버가 3월 19일 발매한 정규 6집 '저스티스'(Justice)의 주요 수록곡 중 하나로, 발매 약 두 달 만에 국내외 음원을 통틀어 1위를 꿰찼다.
멜론이 지난해 7월 개편을 통해 도입한 24히츠 차트는 24시간 누적 단위로 이용량을 집계해 순위를 내고, 한 이용자가 24시간당 1회를 들은 것만 스트리밍 집계에 반영한다.
따라서 꾸준히 이용자를 모으며 높은 대중성을 얻어야 최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고 순위 변동도 적은 편이다.
이제까지 이 차트 1위를 차지한 곡들은 '롤린' 외에도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 환불원정대의 '돈트 터치 미',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아이유 '셀러브리티'·'라일락' 등이었다. 방송이나 역주행으로 화제가 된 음원이나 국내 톱스타의 신곡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성탄절 머라이어 캐리의 시즌 송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정상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피치스'가 팝으로는 첫 기록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피치스'는 16일 자 멜론 일간 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니버설뮤직이 유통한 팝 음원이 멜론 일간 차트 종합 1위를 기록한 것은 '겨울왕국' OST '렛 잇 고'(2014), 국내 마니아층이 두터운 팝밴드 마룬파이브의 '맵스'(2014), 아리아나 그란데의 시즌 송 '산타 텔 미'(2017년)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저스티스' 앨범의 또 다른 수록곡 '오프 마이 페이스'까지 16일 자 멜론 일간차트 64위에 오르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았다.
국내 음악 청취자들은 통상 가요 중심의 소비 성향을 보여 해외 팝 음악이 대중적 히트곡으로 부상하는 일이 적었다.
그러나 '피치스'는 대중적이고 감미로운 멜로디와 중독적인 후렴구로 국내 음악팬들의 취향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틱톡 챌린지 등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저스티스'는 악동 이미지가 강했던 비버가 아내 헤일리 비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며 가족적인 면모를 보여준 앨범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국내 음원 시장에서 팝의 성장 추세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피치스' 이전에는 2019년 영국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의 '2002'가 깜짝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2002'는 음악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소비되며 2019년 멜론 및 가온차트 연간 결산 결과 1위를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