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는 한국전에서 살아남은 용사도 피해가지 못했다. 더군다나 그의 맏아들의 목숨마저 앗아갔다. 또 부인도 감염돼 투병 중이다.
팬데믹이 낳은 비극의 주인공은 지난 6일 별세한 김윤택 전 6.25 참전 유공자회 워싱턴지회 초대회장. 그는 코로나19로 89세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틀 후인 8일에는 장남 김성수 씨도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다. 불과 60세다.
차남 김모 씨는 19일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아버님과 형님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며 “어머님도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지금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했다”고 말했다.
고 김윤택 씨는 6.25 전쟁 당시 수도사단 18연대(백골부대) 소속으로 여러 전투에 참전했던 역전의 용사 출신이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참전용사였지만 코로나19에는 버티지 못한 것이다.
차남 김씨는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형님은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 함께 살고 계셨는데 모두 코로나19에 걸렸다”면서 “형님은 낚시를 좋아해 지난주 바닷가에 화장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부친에 이어 형의 장례를 연속으로 치른 김씨는 현재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어머님은 지금 병원에서 퇴원해서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고 계시는데 일단 자가격리가 끝나고 나면 모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택씨 부자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워싱턴 6.25 참전유공자회의 전우들은 “너무 안됐다”고 안타까워 하며 고인들을 애도했다.
<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