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위세가 여전하고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이 많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다. 개나리·진달래 등 봄꽃이 피어나고 야외활동과 외식이 늘어나면서 자칫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면역력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면역력이란 외부 이물질·세균·바이러스에 대한 인체방어 시스템을 말한다. 병원균이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몸 안에 들어온 병원균을 무력화시키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 등은 면역력이 떨어지고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으므로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식생활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백질은 병원체와 싸우는 항체 만드는 기본 영양소
코를 포함한 호흡기 점막은 코로나19를 포함한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이 기도를 통해 폐 등 몸 속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싸우는 최전선 전쟁터다. 호흡기 점막을 따뜻하고 촉촉하게 관리하는 것은 면역력 유지에 중요하다. 따라서 미지근한 물이나 목에 좋은 배도라지차, 오미자차, 진피(귤껍질)차 등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씁쓸하다면 꿀을 소량 넣어 마셔도 된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하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는 신진대사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무리한 운동도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적당하게 운동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 뒤 푹 쉬는 게 좋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건 어른이건 잠을 잘 자야 면역력이 유지된다. 하지만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 오랜 수험생활,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지나친 스마트폰·게임 때문에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충분히 자는 사람에 비해 체내 호르몬 분비장애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5배가량 높다고 한다. 수면시간이 5시간을 밑돌면 심장질환이 증가하고 혈당·혈압을 상승시킨다. 수면부족은 식욕억제 호르몬(렙틴)의 분비를 줄여 식욕이 늘고 낮에 피로해 신체·뇌 활동량이 감소, 비만을 유발하기도 한다. 포도당 사용량이 줄어 혈당과 당뇨병 위험·증상도 키운다. 수면무호흡, 코골이로 수면의 질이 낮으면 면역 기능도 떨어지기 쉽다.
겨우내 운동과 담을 쌓거나 업무·진학 등으로 스트레스·과로가 누적됐다면, 코골이가 심해 낮에 졸린 편이라면 단백질과 비타민A·B·C·D·E, 아연 등 영양소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백질은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는 물론 폐렴의 주된 원인인 세균 등 외부 병원체와 싸우는 항체(면역물질)를 만드는 기본 영양소다.
■아연·비타민A 결핍 땐 감염질환·아토피 등에 취약
면역력 증강 미네랄 중 최고로 꼽히는 아연은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 생성에 관여한다. 아연과 비타민A가 부족하면 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쉽고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 음식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 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육류, 굴·조개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에 많은데 채식주의자, 임신했거나 수유 중인 여성,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인 크론병 환자 등은 아연결핍 위험이 있다. 우리나라 임산부의 76%가 아연 부족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나물에는 비타민·미네랄이, 버섯류에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므로 자주 섭취하면 좋다. 활성비타민 B군과 비타민C·D·E 등은 육체와 눈의 피로, 신경통·근육통, 어깨 결림 등을 완화하고 활성산소를 없애(항산화 작용) 세포 노화를 막아줌으로써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
반면 당분을 많이 섭취하면 피가 탁해지고 바이러스들의 먹거리가 늘어나므로 피해야 한다. 피를 맑게 하려면 달고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 대신 시금치 같은 다소 씁쓸한 맛의 채소와 다소 신맛의 과일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당뇨병을 오래 앓았고 혈당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면 만성적인 혈관 손상으로 심뇌혈관·콩팥·망막·말초신경 등에 다양한 합병증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코로나19·감기·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 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환들이 동반되기 쉽다”고 말했다.
규칙적으로 식사·운동·수면을 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과도한 음주·흡연·카페인 음료 섭취는 자제한다. 밤잠을 설쳤거나 과로를 했다면 낮에 잠깐 토막잠을 자는 게 도움이 된다. 사무실이나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맨손체조나 가벼운 산책도 틈틈이 해보자.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