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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아시아계 겨냥 증오범죄 증가는 독특한 인종적 위상 탓”

미국뉴스 | 사회 | 2021-03-05 15: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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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보도 “아시아계는 보이지 않는 존재 취급…그만큼 해치기 쉬워”

“성공한 아시아계 신화도 ‘불이익 안 당한 이방인이니 공격해도 돼’ 인식 낳아”

 

"보이지 않는 사람들 속의 보이지 않는 사람."

미국에서 '디파인 아메리칸'(미국인을 정의하라)이란 단체를 통해 이민자들의 삶을 인간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하는 작업을 하는 저널리스트 호세 안토니오 바거스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이렇게 여겨져 왔다고 CNN에 말했다.

CNN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폭력·모욕 등 증오 범죄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인종적 위계에서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독특한 위상이 놓여 있다고 보도했다.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정치과학과 아시아계 미국인을 연구하는 클레어 진 김 교수는 "1850년대 중국인이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시아계 미국인은 백인도 아니지만, 흑인도 아닌 것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이런 위상은 아시아계에 유리하게 작동했다.

흑인 미국인이 겪은 것과 같은 수준의 역사적 부당함을 경험하지 않았고, 사회구조적 걸림돌과 불평등을 마주친 일도 없었다. 또 대체로 아시아계 미국인은 다른 인종보다 소득이 높고 대학 학위를 가질 가능성도 크다.

김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정치나 대중문화 영역에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점은 흑인이나 라티노, 미국 원주민들을 경찰 폭력에 죽을 확률을 높게 한 수사나 의심으로부터 그들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물론 아시아계 역시 역사적으로 차별과 증오의 대상이었다. 외국인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위기가 닥치면 조직적으로 표적이 됐다.

1800년대 말 중국계 노동자들은 침체하는 경제의 원인으로 지목돼 이민이 금지됐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계 미국인들은 충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묘사됐고 집단수용소에 갇혔다.

1980년대엔 빈센트 친이란 중국계 미국인이 일본인으로 오인돼 두 백인 남성에게 두들겨 맞고 죽었다. 일본 때문에 자신들이 자동차 회사 일자리를 잃었다는 분노 때문이었다. 

 

9·11 테러 이후엔 이슬람 공포증 때문에 남아시아계가 표적이 됐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론 무수한 아시아계가 침을 뱉거나 기침을 하거나 괴롭히거나 폭행하는 대상이 됐다고 CNN은 전했다.

텅 우옌 'AAPI(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계) 프로그레시브 액션' 의장 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의학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보이지 않는 사람 취급하는 인종차별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옌 의장은 아시아계가 학력이 높고 돈 잘 버는 '소수인종의 모델'이라는 신화가 이들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은 이방인이란 관념을 낳고, 이것이 이들을 '용인되는 표적'(acceptable target)으로 여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우옌 의장은 "누군가 보이지 않을 때 그들을 해치기가 더 쉽다"며 "우리의 보이지 않음은 모든 곳에 있다"고 말했다.

CNN은 "이런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또는 아마도 그런 느낌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을 노린, 세간의 시선을 끈 최근의 폭행은 (과거와) 다르게 느껴지는 주류 수준의 주목을 끌어냈다"고 짚었다.

다인종 연합체가 한데 뭉쳐 이런 폭력을 규탄했고, 배우 올리비아 문이나 대만계의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제러미 린 등도 나서서 인종차별을 고발했다.

주류 언론들이 많은 기사를 쏟아냈고, 캘리포니아주는 차별·증오로 인한 사건을 추적하는 데 약 100만 달러를 배정하는 한편 뉴욕주에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새 조치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차별·폭행에 대한 의식이 이처럼 높아진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고 CNN은 전했다.

그중 하나는 미국에서 성장했고, 이민자였던 그들 부모처럼 조용히 있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다.

저널리스트 바거스는 나이 든 부모나 삼촌, 할아버지는 말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자녀나 조카, 손주들은 말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우리는 온라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시태그를 쓸지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태 소셜미디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을 동영상에 담아 광범위하게 유포할 수 있게 했고, 더 많아진 아시아계 미국인 언론인들은 이런 기사를 증폭시켰다.

지난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미국 전역으로 번지게 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도 인종차별 문제를 국가적 관심사로 부상시켰다고 CNN은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인종차별에 대해 적어도 얘기는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일종의 전환이 있었다"며 "그게 꼭 그들이 더 깊은 방식으로 변화를 끌어내겠다고 다짐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더 많은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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