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 이민정책에 가로막혀 멕시코 국경에 머무르던 망명 신청자들이 드디어 미국으로 입국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표 이민정책 뒤집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국경에 발이 묶여 있던 망명 신청자 25명이 지난 19일 샌디에고 남쪽 샌이시드로 국경검문소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갔다.
법원의 망명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자 보호 프토로콜’(MPP) 정책 때문에 멕시코 국경에 머무르던 이들은 이제 미국으로 들어와 법원 결정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 현지 비영리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지역 호텔에서 자가격리를 할 예정이다.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에 있는 한 캠프에서는, 망명 신청을 하기 위해 임시로 세운 학교 건물 밖에 수십 명이 모여 줄을 서기도 했다. 엘살바도르에서 와 멕시코 국경에서 1년 넘게 머물렀던 산드라 안드라데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가 있는 두 딸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곧 갈게, 사랑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망명 신청자 등록과 입국 신청을 하는 웹사이트가 예정보다 늦게 개설되면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운동 때부터 MPP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해왔다. 그는 취임 직후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MPP 때문에 멕시코 국경에 머무르면서 망명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약 2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방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텍사스주 국경 검문소 두 곳이 추가로 개방될 예정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망명 신청자들에게 국경을 천천히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MPP로 인해 법원 심사를 받고 있는 망명 신청자가 아니면 추방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관계자들은 미국으로 들어오도록 허가를 받는 망명 신청자는 하루에 300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