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9일부터 심리 시작…'의사당 난동' 내란선동 혐의 적용
1주 가량 신속 진행 관측…퇴임 대통령 탄핵 가능한지가 핵심 쟁점
공화 반대로 부결 가능성 높아…민주, 별도로 출마금지 추진할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리가 이번 주 시작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전인 지난달 6일 5명의 사망자를 낸 지지층의 의사당 난입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사태 발생 일주일만인 13일 민주당 주도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퇴임한 대통령의 탄핵심리가 가능한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상원이 오는 9일 심리를 개시하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1주가량 신속심리 관측…전직 대통령 탄핵 가능 여부 쟁점
탄핵 심리 일정과 증인 채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민주당으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기부양을 위한 1조9천억 달러의 예산안 처리,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은 탄핵 심리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공화당 역시 최악의 의사당 난동 사태 중 하나로 기록된 이 사건이 다시 공론화하는 것을 꺼리는 탓에 심리를 길게 진행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는 게 외신의 전언이다.
CNN방송은 일주일가량 심리를 예상하면서 길어도 2주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심리가 1주일 이상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리가 3주가량 걸렸음을 비교할 때 속도감 있는 진행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별도의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동적 언사와 시위대의 의회 난동이 이미 영상 등을 통해 모두 공개돼 있어 따로 증인을 부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측 탄핵소추위원들은 지난 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리에 직접 출석해 증언하라고 서한을 보냈지만 트럼프 측 변호인은 이를 거부했다.
이번 탄핵심리의 최대 쟁점 중 하나는 이미 퇴임한 대통령의 탄핵 심리가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트럼프 측 변호인은 지난 2일 의회에 보낸 14쪽짜리 서면에서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달 6일 시위대 앞 연설이 의회 폭동을 초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추위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임기 중 벌어진 일이고, 과거에도 퇴임한 각료에 대한 탄핵심리가 이뤄진 전례가 있다고 반박한다.
◇공화당 반대로 부결 전망 높아…별도 공직출마금지 투표 여부 관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려면 상원 100석의 3분의 2 이상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이를 채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상원 의석 분포는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인데, 공화당에서 최소 17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탄핵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탄핵 찬반 표결의 전초전 격으로 지난달 26일 상원이 진행한 퇴임 대통령 탄핵 심판의 위헌 여부 표결에서 합헌 55표, 위헌 45표로 갈렸다. 공화당 의원 중 불과 5명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리가 합헌이라는 의견을 낸 것이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원에서 무죄를 선고받는다는 최종 결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탄핵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민주당에서는 이와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공직 출마를 막는 별도 투표를 추진할 가능성을 거론해 주목된다.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할 경우 누구든지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한 것으로, 이는 상원 과반 찬성만으로 통과될 수 있어 민주당이 의지만 있다면 통과시킬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당연직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를 포함하면 51 대 50으로 상원 다수당 지위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